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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의 최남단 메흐리(Meghri)로 가다 1편 (2018년 10월 24일) 본문

휴먼노마드로 살아 가는 법/아르메니아

아르메니아의 최남단 메흐리(Meghri)로 가다 1편 (2018년 10월 24일)

LifeChallenger 2018. 10. 2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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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 좀비투숙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르메니아 남부를 여행하기로 마음먹고 출발하기 하루전 옹기종기 모여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왜 아르메니아 남부로 여행하는 것을 만류하는지를 물어보았더니, 아르메니아 남부는 산악지대일뿐만아니라(아르메니아 영토전체가 산악지대이다), 여행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첫째, 버스노선의 문제점, 둘째, 예레반에 비해 물가가 비싸다는 것, 셋째, 여행객에 대한 불친절, 넷째, 볼 것이 말그대로 산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르메니아 남부여행


남부여행에 대한 나의 계획은 단순히 여행이라기보다는 국토순례와도 같은 것이다. 아르메니아의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가보는 것, 물론 모든 도시를 들려 다 볼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도시만 돌아다닐 예정이기에 반드시 거쳐야되는 코스이기에 가기로 강행하였다. 


예레반에서 메흐리까지


지도상에는 293Km로 나오지만 실제 운전했을 경우 네비게이션으로 나오는 거리는 368Km이며 총 7시 30분이 소요된다고 나온다. 나의 일정은 최남단인 메흐리(Meghri)이며 9Km 더 밑으로 가면 아가락(Agarak)이라는 국경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은 이란으로 넘어가는 여행객이 머물며, 가격대가 워낙 비싸며 이 마을로 가려면 메흐리에서 택시를 타고 가야한다고 하길래, 메흐리를 종착점으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출발부터 황당함에 직면하다  


출발전 이미 남부터미널에 가서 출발시간이 아침 7시 30분임을 확인했고, 혹시 몰라 좀더 일찍 가기위해서 호스텔 주인에게 메트로 개장시간을 물어보니 6시라고 하길래 호스텔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6시 10분에 예리타사르다칸(Yeritasardakan) 역에 도착하였다.


예레반 지하철 개장시간

 

하지만 지하철 개장시간은 아침 7시부터 결국 버스를 타고 가기위해서 버스정거장에 갔더니 마찬가지로 7시부터 버스가 운행된다고 해서 다시 지하철에 돌아왔더니 나말고도 러시아 여행객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7시정각에 문이 열리고 지하철을 탑승하여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7시 12분, 아침에 운행되는 지하철은 점심나절보다도 더 빠른 듯, 4정거장을 10분도 안되어 도착했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점차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할 때는 제법 비가 오고 있었다. 도착해보니 메흐리로 가는 미니버스가 홀로 승차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예레반에서 메흐니 가는 미니버스카판에서 찍은 메흐니 가는 미니버스


자리는 많이 남아있었고, 손님도 한두명 승차하길래 나도 탑승하려고 했더니, 잠시 대기하란다. 노약자부터 승차후 타는가 싶어 20여분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여전히 비가오는 밖에서 대기하라고 한다. 황당함을 감출 수 없어 영어로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One minute"만 되풀이할 뿐이다. 지하철에서 만난 러시아 여행객이 나를 도와준다면서 러시아어로 무엇이라 화를 내면서 말을 건네보아도 돌아오는 대답은 "One minute"란다. 30분채 비를 맞고 있으니 슬슬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 근처 까페로 가서 비를 피하면서 기다리려고 했더니 다시 불러세우면서 기다리라는 제스쳐만 할뿐이다. 그리고 조금 후, 미니버스는 문을 닫고 그대로 출발하려고 하길래 달려가서 화를 내었더니 옆에 있는 택시를 가르키면서, "메흐니 택시"라고만 대답할 뿐이다. 하도 화가 나서 메흐니 가는 것을 포기하고 나중에 9시에 출발하는 고리스(Goris)가는 버스를 타려고 돌아서니, 택시에 승차하고 있던 아르메니아인들과 택시기사가 나와서 나를 불러 세운다. 러시아 여행객의 통역으로는 버스기사가 나를 포함해 4명이 택시를 타고 메흐니로 갈 것이라고 말했고, 내가 택시를 타지 않으면 나머지 3명이 더 많은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기에 내가 꼭 타야된다는 것이다. 미니버스의 경우는 메흐니까지 5000드람이고 택시는 6000드람이지만 더 빠르고 미니버스보다 편하다는 부연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러시아 여행객(영어를 유창하게 말함)은 꿍꿍이가 이상하다고 자기와 같이 고리스로 가자고 한다. 하지만, 내가 택시에 승차를 하지않으면 나머지 3명이 메흐니로 가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잠시 고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화가 나는 것은 나의 동의없이 이런 사태를 만든 버스기사가 괘씸했다. 결국, 이들과 함께 메흐니로 가기로 하고, 택시에 탑승했다.


택시를 타고 메흐니로 가다 


메흐니로 가는 택시


예레반을 벗어나자 시골풍경이 그려진다. 예레반을 벗어난지 한시간여가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것은 모두 산뿐이다. 9시가 되자 근처 휴게소에서 차를 세우더니 아침을 먹는다고 휴게소로 들어간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르메니아는 9시에 아침을 먹고, 2시에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나오니 택시요금 6000드람을 달라고 하길래 모든 사람들이 지불하는 것 같아 나도 지불하였고, 택시는 빠르게 고리스를 지나 카판(Kapan)으로 달렸다. 예례반에서 출발한 시간이 아침 7시 50분, 고리스를 지나가는 시간이 10시 50분이었으니 3시간만에 고리스를 통과한 것이었으며 메흐니가는 미니버스는 예전에 추월한지 오래였다. 그리고 조금 지나 비가 그치고 그렇게 택시는 산속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카판까지 가는 도중 본 것은 산이 전부였다. 


아르메니아 산맥


예레반에서 고리스까지의 경사는 위의 사진처럼 완만하지만 고리스를 지나면서부터 산이 좀더 가파르기 시작했다.


아르메니아 남부산


물론 중간중간 조그만 마을이 보이고 


시골마을


하지만 이러한 장면은 카판에 다다르자 확연히 남부가 산악지대임을 보여주듯이 도시들은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있는 분지안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도로의 경사면은 점점 가파르기 시작했다.


카판분지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카판이다. 비록 버스기사의 만행으로 불편한 여행의 시작이었지만 그래도 카판을 지나면 메흐니까지 2시간남짓걸린다기에 이 여행의 끝이 순조롭기만을 기대했다. 하지만, 역시 호스텔의 좀비투숙객인 레바논 친구의 말처럼 일단 어긋난 일은 나중에 불행으로 끝난다는 말처럼 모든 것은 카판에서 또다시 어긋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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