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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의 최남단 메흐리(Meghri)로 가다 2편 (2018년 10월 24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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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의 최남단 메흐리(Meghri)로 가다 2편 (2018년 10월 24일)

LifeChallenger 2018. 10. 2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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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판(Kapan)까지 오면서 아르메니아 택시가 택배역할을 한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예레반에서 고리스까지는 총알처럼 달리더니 고리스부터는 이곳 저곳을 모두 들려서 예레반에서 가져온 짐을 전달한다. 그리고 돈을 받는 것을 보니 주문한 물건을 배달받는 듯한 풍경이다. 뭐 어찌되었건, 중요한 것은 메흐니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제 시간에 도착하면 되는 것이니 모두들 습관인듯 아무런 불만도 내비치지 않고 특이한 것은 손님들 중에서도 택시가 달리는 도중에도 길거리 좌판에서 파는 과일이며 야채들은 사기위해 택시를 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카판에서 도착해서 발생했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승객 모두 6000드람을 지불하였고,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의 행선지 또한 메흐니였기에 문제가 발생해도 현지인들이 알아서 처리해줄 것을 믿었기에 이 택시에 탑승하였다. 카판시내 이곳저곳을 들리던 택시기사는 갑자기 시외버스터미널에 차를 정차하고 갑자기 승객들의 짐을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카판에서 택시


카판에 도착하기전까지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오던 승객들과 택시기사가 한참 밖에서 싸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어느 누구도 나에게 제대로 설명해주는 이가 없을 뿐만아니라 승객들은 모두 화가 나서 큰소리로 떠들뿐, 나에게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결국, 현지 경찰이 와서야 진정이 되는 듯 보였는데 결과는 택시기사는 카판에서 그대로 떠나버렸고, 나와 나머지 승객 3명만 남게 되었는데 왜 택시기사가 메흐니에 도착하지 않고 현지인 승객과 싸웠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카판에서 메흐니가는 미니버스안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아가씨에게 듣게 되었는데 원래부터 그 택시는 카판까지만 도착할 요량으로 사람들을 속여서 태웠다는 것이었다. 사실, 예레반에서 메흐니까지는 택시(4명기준)로 사람당 8000드람을 주어야갈 수 있는 거리인데 6000드람이라고 말한 것은 카판까지였다는 것이었다. 경찰도 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택시기사의 말이 합당한듯하여 돌려보냈다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버스기사에게 속고, 택시기사에게도 속은 참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 다행히 카판에서 메흐니가는 미니버스가 있는데 나와 같이 택시를 탑승한 승객이 설명하기에는 요금이 1500드람이라고 했다. 어쩔수 없이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메흐니(Meghri)가는 미니버스를 타게 되었다. 


아르메니아인들은 왜 외국사람들의 월급이 궁금할까?


메흐니가는 미니버스안에는 나외에도 2명의 외국인이 더 있었다. 한명은 독일사람이고, 다른 한명은 스위스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시아인은 나 혼자였기에 외견상으로 버스안에 외국인인 나에게 모든 시선이 쏠린다. 참 당황스럽게도 내가 쳐다보아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본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아가씨가 다른 사람들과 아르메니아어로 대화하더니 갑작스럽게 내가 한달에 얼마정도 버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남의 월급을 물어보는 것은 에티켓이 아니라는 답변을 했지만, 아가씨가 얼굴이 빨개지자, 영어를 할 줄 모르는 현지인도 안되는 영어를 써가면서 "Dollar, Dollar, How much" 이 말은 되풀이해서 묻기만을 반복할 뿐이다. 분명히 내가 불쾌함을 내비쳤는데도 자기들 이야기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러다, 스위스 여행객이 스페인어로 나게에 스페인어를 할 줄 아냐고 물어보길래 듣기는 잘한다고 했더니 설명해주는 것이. 대꾸하면 내가 내릴 때까지 월급을 물어보니까 차라리 무시하고 창밖을 바라보라고 일러주었다. 정말로 아무말 않고 창밖을 보니 귀찮은 질문들이 사라졌다. 한마디로 나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이었다. 


외국인에게만 있는 할증요금


어느덧 산기슭을 굽이굽이 돌아 메흐리로 가는 이정표가 보였다. 아가씨말로는 20분정도면 메흐니 시내에 도착하는데 나의 경우는 시내중심에서 더 가야만 한다고 일러준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창밖의 풍경을 감상했다. 곧이어 메흐니 시내에 도착하고 버스기사는 종착점에 왔으니 모두 내리라고 했다. 아가씨가 아르메니아어로 버스기사와 이야기했지만 결국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내중심에서 내리며 1500드람을 버스기사에게 냈는데 손사례를 치며 2000드람을 내야한다고 말을 하니 아가씨가 다시와서 아르메니아어로 무슨 말을 하다가 나에게 설명해주는 것이 외국사람이기에 2000드람을 내야한다고, 독일인과 스위스인에게도 같은 말을 하니, 모두 황당해했지만 결국, 2000드람을 내었고, 호텔부근으로 이동하면서 우리 세사람은 영어로 신나게 아르메니아 남부인에 대해서 욕해주었다. 나머지 두사람과 예약한 호텔이 달라서 나는 시내중심에서도 3Km나 떨어진 곳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부킹닷컴의 평점에는 문제가 많다


메흐리 호텔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도착한 Meghri Inn 간판도 없고 오직 길거리에 호텔이라고 써진 이정표만 있을 뿐이다.


메흐리호텔 간판


너무나도 초라해 보이는 이 호텔은 부킹닷컴의 평점이 8.0이었다. 


부킹닷컴 평점



얼핏보기에 정결해보인다. 실제 사진은 아래와 같다.


메흐니호텔(싱글룸)


침대에 앉아보니 아래쪽이 푹꺼진다. 고무침대인줄....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메흐리까지 오기가 너무 힘들어서인지(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피로감) 몰라도 모든 것이 짜증난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말과는 달리 호텔은 노인한분이 모든 것을 다하고 계셨고 아들 한명이 영어가 필요할 때마다 온다고 한다. 분명히 부킹닷컴으로 예약할 당시에는 싱글룸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오는데 오후 4시 손님이 나 혼자이다. 낚였다는 생각과 정신적인 피로감때문에 밖으로 나가 플라스틱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노인 한분(주인장)이 다가와서 짦은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고 예레반에서 메흐리까지 오는 과정을 되도록 쉽게 설명했는데 갑자기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맥주 두병을 가져다 주면서 마시라고 한다. 



괜시리 미안해서 돈을 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 아르메니아인을 대신해 미안하다고 한다. 순간 무려 9시간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한국속담처럼 이 노인분의 한마디로 아르메니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모두 해소됨을 느낄 수 있었다. 돈을 더 내면 어떠한가? 좀 돌아서 왔으면 어떠한가? 방이 인터넷상과 조금 틀리면 어떠한가? 노인분에게 냉장고에 맥주가 더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하길래 10병을 가져와서 노인분에게 5000드람을 드리고 둘이서 땅콩과 곁들여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나의 여행목적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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