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휴먼노마드로 살아 가는 법/조지아 (29)
휴먼노마드
장기간 여행을 하다보면 갑작스럽게 마음이 공허할 때가 있다. 아마도 내가 지금 그런 상태인 것 같았다. 아무런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후회가 밀려든다. 이런 경우에는 여행보다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알게모르게 여러 환경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런 것이 내부적으로 쌓이다보면 갑작스러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것은 Travel Sickness라고 일종의 차멀미처럼 차안의 미세한 진동이나 소음이 쌓이고 싸여서 결국 멀미를 유발하게 된다고 해서 나온 이야기이다. 아마 지금 내가 Travel Sickness를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경우 한곳에 머물러 마음을 다스리거나 재충전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아르메니아..
밤늦게 도착한 4명의 투숙객으로 인해 거의 새벽 1시까지 떠드는 소리에 잠을 설친 나는 8시 30분이 되어서야 침대를 벗어나 샤워를 시작했고 8시 50분정도에 호스텔 여주인이 내준 아침식사를 먹고 따사로운 햇살에 정원에 비치되어 있는 쇼파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다. 나와 이틀을 같은 도미토리룸에서 지낸 이탈리아 여성이 오늘 트빌리시를 간다고 하길래, 나는 내일 트빌리시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하니 "하루 더 쉬다 내일 같이 갈까?"라는 농을 건네길래 헛소리하지말고 제 갈길 가자고 하니, 새침해져서 자신의 이름은 사라이고 이탈리아 여성이라고 자신의 소개를 하면서 트빌리시에 오면 연락하라고 자신의 조지아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뭐 어차피 트빌리시 도착하자마자 바로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넘어갈 예정이라서 아무소리도 ..
쿠타이시의 시내 관광지는 거의 한곳에 몰려있으며 이곳을 쿠타이시 시민들은 시내중심(Center)라고 불렀다. 바그라티 대성당과 식물원을 둘러본 나는 다시 체인다리를 건너 시내중심으로 들어왔고 다리를 건너자 마자 오른쪽에 위치한 그린시장이라 불리는 재래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구글맵에 나와있음에도 찾기 어려웠던 점은 이곳 그린마트가 카지노건물 바로 뒷편에 위치해 있기때문에 다른 건물과 잘 구분이 가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내부는 내가 방문했던 트빌리시나 바투미보다도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분주했으며 가격 또한 다른 도시에 비해 현저하게 저렴했다. 일례로 귤 1.5키로를 구매하는데 1라리밖에 내지 않았으며 돼지고기 또한 삼겹살 기준으로 다른 곳은 14라리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는 12라리로 구매할 수 ..
바그라티 대성당을 구경하고 오른쪽으로 나있는 좁은 골목을 통해 아래로 내려오니 왼쪽편에 쿠타이시 식물원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 이정표를 따라 200여미터를 가니 식물원의 입구가 보였다. 거의 정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표를 구매하고자 매표소로 가보니 사람이 없어 그냥 돌아가려고 하는데 저기 멀리서 한 여성분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한번도 외국 관람객을 맞이 한적이 없다는 듯 모든 것은 조지아 현지어로 되어있었고 단지 그 글안에서 "1"이라는 숫자로 요금이 1라리임을 유추하였는데 결국 맞았다. 매표원은 나에게 1라리를 받더니 조금 있다가 단말기에서 영수증을 발행해주었다. 재미있는 것은 돈을 내고 영수증을 받는 등 거의 2분여를 얼굴을 맞대고 있었음에도 그녀와 나사이에는 어..
어제 저녁, 거의 술에 취해 침대에 누워 있는데 호스텔 여주인이 가져다 준 쿠타이시 관광안내도, 대략 살펴보니 볼 것도 별로 없고 실제 내가 관심있어하는 것들을 보려면 모두 버스를 타고 시외로 나가야한다. 더욱이 내가 쿠타이시에 머물 시간이 3일이나 되다보니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생각이어서 아침 늦게 기상할 생각이었는데 투숙객들이 의외로 바지런하여 아침 9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분주하다. 뭐 내가 신경쓸 바가 아니라서 계속 누워 있는데 9시가 되자 여주인이 들어와서 나를 깨운다. 아침밥 차려놓았으니 언능 세수하고 아침먹으라는 것이다. 대충 씻고 나와보니 9시 10분임에도 왠만한 투숙객들은 모두 아침식사를 마치고 마당에서 홍차를 음미하고 있었으며 나와 홍콩아가씨만이 주방에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예약한 호스텔(Hostel Forrest)은 거의 쿠타이시 북동쪽에 위치하였고, 내가 내린 버스터미널은 도시의 남서쪽에 위치하여 25키로가 훌쩍 넘어가는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걸어가기에는 조금은 무리인 거리이다. 인터넷에 확인한 바로 1번 버스를 타고 갈까 생각하여 버스 정류장에서 1번을 기다리는데 20분이 넘어도 오지 않고 비는 점점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그냥 택시를 타고 갈까하여 택시기사에게 주소를 보여주면서 가격을 물어보니 50라리를 달란다. 혹시 잘못 들었나 해서 핸드폰에다가 5라리를 타이핑해서 보여주었더니 50이라는 숫자를 확인하듯 보여주길래 어이가 없어 다시 버스 정류장에 돌아왔더니 계속 따라오면서 가격이 내려간다. 20라리를 자기 휴대폰 액정에 보여주면서 엄지손가락을 쳐들기에 그냥 버스타고 ..
원래의 목적지였던 포티를 외면한 채 공업의 도시, 쿠타이시로 가는 것을 결정하고 호스텔(Hostel Forrest-9라리(조식포함)을 예약한 후 이른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러 내려가는데 빗소리가 요란하다. 잠시 호스텔 문을 열어보니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또다시 고난의 행군을 하기 싫었던 나는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8시 30분이 넘어서야 비가 그치고 호스텔을 나설 수 있었다. 호스텔 직원에게 들은 쿠타이시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은 의외로 버스터미널이 아니라 위의 사진에 보이는 주도로에서였다. 보통의 상식은 버스터미널에 가서 목적지의 버스를 타는 것이 기본인데 다른 곳은 몰라도 쿠타이시, 나중에 알고 보니 모든 버스는 트빌리시행이었는데 중간에 쿠타이시를 경유한다는 것이다. 호스텔 직원이 충고해준..
오전에 바투미 해안과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갔다온 나는 12시가 넘지 않게 피아자 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에 온 이유는 12시 정각이 되면 인형이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인형이 나온다는 것인지 오늘은 꼭 보고 말리라. 서둘러 케이블카에 내린 나는 같이 타고온 신부님들을 제치고 입구로 나가서 피아자 광장으로 종종 걸음을 옮겼다. 거의 다가왔을 때 보이는 안마소, 인터넷을 보니 누군 1시간에 10라리로 호강을 누렸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리 바투미를 돌아다녀봐도 대부분 50라리 이상의 가격이었다. 그새 가격이 오른 것인지 뭐 안마는 중국(1994년)과 태국(2003년)에 있을 때 싼 가격으로 원없이 받아봐서 그냥 가격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착실하게 사진을 ..
아침에 눈을 뜨니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마치 그동안 비내린 것에 대한 보상인 것처럼 창틈으로 비치는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 비도 왔겠다 눈부신 햇살까지 뜨니 케이블카 타기 적합한 날씨이다. 이전에 케이블카 탑승처에서 본 것을 기억해 대략 10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나는 지금 머물고 있는 호스텔에서 멀지 않는 터라 9시 30분이 되어서 천천히 길을 나섰다. 그런데 아뿔사 11시부터 시작한다. 역시 나이먹은 후 스스로의 기억력을 믿는 것은 자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짜피 시간도 남고 해서 다시 한번 부두나 천천히 갔다올 생각으로 부두길을 걷기 시작했다. 역시 날씨가 좋으니 사진도 잘 나온다. 푸른 하늘과 어울어진 수평선, 이들의 조화가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역시 나는 산보다는 물..
대학교를 보자 갑작스레 배가 고프다. 대학근처의 식당이나 가게들은 대체적으로 다른 곳보다 싸다는 것이 나의 인생경험이다. 그래서, 대학주변의 음식점을 찾아보았으나 별로 없었고, 그대신 제과점이 많았다. 도너츠 2개, 브리티 2개와 포테이토 파이 1개, 물 한개를 구매하니 3.5라리 (1500원) 보기에는 작아보여도 상당히 크다. 근처 6 메이 공원에 가서 풍경을 감상하면서 점심을 하고 있는데 해가 뜬다. 해안가의 풍경에 취해서 그런지 바닷가 옆에 있는 이 저수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5성급 아파트라고 광고하고 있는 힐튼아파트가 보이고 메이공원 바로 옆에 있는 돌고래쇼 공연장으로 걸어갔다. 다소 무뚝뚝해보이는 건축물을 보면서 매표소로 다가갔다. 가격은 성인기준 15라리이며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4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