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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국경을 넘어 조지아, 트빌리시로 가다 (2018년 11월 2일)

LifeChallenger 2018. 11. 4.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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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35분이 넘어 조지아측 국경 출입국사무소를 무사히(?) 넘어 나와 대기실을 보니 같이 타고 온 러시아부부가 나를 반겨준다. 러시아어로 무엇이라 말하는데 대략, 신의 가호가 임했다는 표현같은데 잘 모르겠다. 


조지아 국경출입국사무소 출구


미니밴 기사는 늦어다면 앞으로 속도를 빨리해서 달리겠다고 미리 엄포를 놓는다. 4시이전까지는 도착해야한다면서, 그러면 아르메니아에서 올 때 둘러오지 않고 가장 빠른 길로 왔으면 될 것을 갑작스레 이런 이야기를 하는 저의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반 미니버스를 타지 않고 2000드람이 더 들더라도 호스텔에서 이 미니밴을 타고 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차도 새 차이지만, 우선 사람도 달랑 4사람밖에 없어 편안하게 올 수 있었으니까, 기사의 말로는 조지아부터는 평지라서 빨리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조지아 국경마을


기사말따나 국경에서 5분도 지나지 않아서 끝없는 평지가 이어진다. 마치 태백시나 삼척시처럼 굽이 도는 도로를 달리다 춘천시로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산에서 평지로 내려가는 느낌이랄까? 트빌리시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예레반의 경우, 공화국광장근처나 케스케이드 근처외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트빌리시에 도착해서 받은 느낌은 시골에 살다가 도심으로 들어온 것, 딱 그 느낌이었다. 거의 4시 10분이 되어서 트빌리시의 Avlabari 역에 도착하였는데 사진찍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환전과 심카드를 구매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휴대폰 밧데리는 이미 조지아 국경을 넘어오면서 끝나서 휴대폰이 켜지지 않기에 사진촬영할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서둘러 호스텔에 도착해야만 했다. 트빌리시에 오면서 기사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Avlabari 역 주변이 아르메니아인이 몰려있는 거주지라서 대부분의 아르메니아 미니버스는 이 곳을 도착지로 온다는 것이다. 


아브라바리역(트빌리시)



아니나다를까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보았던 트빌리시행 미니버스가 이곳에 속속 도착하는 것이 목격되었다. 기사가 자신이 아는 역근처 환전소가 있으니 그곳에서 달러를 환전하라고 알려준다. 눈에 보이는 모든 환전소가 1달러당 2.7이기에 기사가 소개시켜준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러 갔다.


예레반 가는 미니버스 타는 곳(트빌리시)


숙소로 이동하기 전에 미니버스 기사에게 다시 예레반으로 가는 시간과 요금을 물어보았는데 대답대신 자신의 명함을 전해 주었다. 그러면서 하루전에 꼭 예약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도 함께 해주었다. 


예레반 미니버스 명함

역근처에서 2.7에 100불을 환전하니 100라리 2장과 20라리 3장, 5라리 2장을 바꾸어주었다. 메트로역으로 가서 예레반에 있을 때 확인한 메트로머니라는 카드를 구매하고 10라리를 충전하려고 했는데 접수원이 카드값으로 2라리를 받고 8라리를 돌려준다. 옆에 보이는 카드기에서 충전하라고 했는데 가보니 모두 조지아어로 되어 있어 포기하고 다시 접수원에게 가서 충전해달라고 했더니 2라리를 충전해준다. 


Metromoney Card 트빌리시


자신들은 그 이상은 안된다는 제스처를 보니 나중에 하기로 마음먹고 서둘러 Avlabari 역에서 다음역인 Liberty Square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호스텔근처까지 왔는데 문제는 휴대폰이 꺼져 있어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Avlabari에서 Old Tbilisi 호스텔까지



예레반에서 이런 사태에 대비하여 머리속에 암기해놓았는데 이 놈의 머리가 한계인지 오로지 숫자 13과 Lado S라는 단어만 기억이 났는데 다행스럽게도 현지인이 이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를 그쪽으로 데려다 주었다. 


My Old tbilisi Hostel

 

왠지 호스텔이 반지하에 있는듯한 느낌에 기분이 쎄하다. 하지만, 어짜피 1박에 7라리(대략 3000원) 그것도 조식포함이다. 물론 조식이 아르메니아의 JR's Hostel처럼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2박을 묶기로 예약을 한터라 여주인에게 14라리를 지불하고 도미토리룸으로 들어간 순간, 악몽이 시작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My Old Tbilisi Hostel 도미토리룸


무슨 닭장도 아니고 배낭을 놓을 공간조차도 없을 비좁은 공간은 둘째치고, 창문도 없는 창고같은 방에 2층침대 5개를 가져다 놓은 집주인의 심보하고는.. 더욱이 베게보도 없이 달랑 거적대기 하나주면서 깨끗이 사용하란다. 더욱이 형광등이 스위치를 눌러도 반응이 없어서 주인에게 이야기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어쩔 때는 들어오고, 어쩔 때는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웃는다. 이게 웃을일인가? 저 주인은 호스텔의 시설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호스텔이 부킹닷컴에서 10점 만점을 받았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킹닷컴 평점



어짜피 이틀만 참자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서 막티에 방문하여 심카드(10라리, 1Gbyte, 통화제한)를 구매하고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려 물 3리터(1.25라리)를 구매하여 돌아왔다. 


트빌리시 전화카드

 

호스텔에 들어와서 샤워를 마치고 잠을 자는데 투숙객중 한명은 밤새 코를 골고, 한명을 숨쉬기가 답답하다고 창문이 없는 도미토리룸의 문을 열어놓은채 잠을 자니 추워서 잠이 깬 투숙객이 문을 닫으면, 또다시 숨쉬기가 답답한 여행객이 문을 열고, 이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새벽에 말싸움이 일어났다. 악몽과 같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다음날 8시가 되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있는데 부킹닷컴에서 숙박이 취소되었다는 이메일이 들어왔다. 


부킹닷컴 Noshow


부킹닷컴을 꽤 오래 이용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분명 투숙을 하고 있는데 Noshow라니 우선 부킹닷컴에 숙박했다는 답변을 보내고 이 황당한 상황에 대해서 다른 투숙객에게 물어보니 자신들도 똑같은 이메일을 받았다는 것이다. 즉, 이 호스텔 주인은 여행객이 부킹을 하면 모두 숙박을 취소한다는 것이다. 짐작하기에 이렇게 하면 투숙객이 호스텔 후기를 작성할 수 없고, 이 호스텔은 높은 평점을 유지할 수 있어 그렇지 않을까 짐작만 할 뿐 누구도 답변을 알지 못했다. 아침은 눅눅한 바게트빵 두조각과 살라마 한조각, 언제 했는지 냄새가 진동하는 계란 2개, 그리고 차 티백 하나가 전부였다. 계란은 모두 주머니에 집어넣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지나가는 개를 준단다. 헉..


아침식사를 끝내자마자, 바로 다른 호스텔에 대한 예약을 했다. 동일 가격이지만 조식이 없는 조건이다. 슬슬 외출하려고 하는데 밖에 비가 내린다. 그래서 외출을 포기했다. 오늘은 밀린 포스트나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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