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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리포트]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강제소환된 조선왕조실록의 재발견

LifeChallenger 2020. 12. 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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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백과

 

 

안녕하세요. 지식창고입니다. 

 

2017년 8월31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미국 천체물리학부의 마이클 섀러 박사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이 쓴 한편의 논문이 실립니다. 이 논문은 580년 전 조선왕조실록의 세종실록에 남겨진 기록을 바탕으로 전갈자리 신성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乙丑/流星出自天中, 向東北入, 尾長四五尺。 日暈, 兩珥。 客星始見第二三星間, 近第三星, 隔半尺許, 凡十四日。
유성이 하늘 가운데에서 나와서 동북쪽으로 향하여 들어갔는데, 꼬리의 길이가 4, 5척이나 되었다. 햇무리를 하였는데 양쪽에 귀고리를 하였고, 객성이 처음에 미성의 둘째 별과 세째 별 사이에 나타났는데, 세째 별에 가깝기가 반 자 간격쯤 되었다. 무릇 14일 동안이나 나타났다. -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76권 1437년 음력 2월 5일

 

사실 서양 과학자들이 동양의 역사문헌에 나타난 옛 기록을 바탕으로 천문 현상의 기원을 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서양 과학자들은 조선왕조실록에 있는 천문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게 된 것일까요?

 

천문학은 우주의 기원과 진화, 천체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런 천체의 움직임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수명을 넘어선 아주 오랜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고대부터 내려오는 관측기록은 현대 천문학에 있어 무척 소중한 자료입니다. 모든 문명에서 밤하늘에 관한 많은 관측기록을 남겼지만, 은유적 표현과 단순하고 단기간 관측에 의한 신뢰성 저하로 인하여 과학적 사료로써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 일례로 중국은 한국보다 더 오랜 역사서를 보유하고 있지만, 많은 왕조가 단명하면서 역사기록에 대한 일관성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조선왕조는 5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로 인해 역사기록의 일관성이 있으며, 더욱이 세종시절에 만들어진 각종 천문관측기기로 인해 천문현상을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기에, 이러한 조선시대 기록들은 현대 천문학자들이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 천문학에 있어서도 그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네이처 논문에 인용된 조선왕조실록의 천문기록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예로, 1604년 10월에 밤하늘에 갑자기 나타나 50일 가까이 밝게 빛났던 초신성이 있었으며, 당시 독일의 유명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가 이 초신성을 자세히 관찰하고 연구했기에 세계 천문학계에서는 이 별을 ‘케플러의 초신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조실록에는 1604년 10월부터 7개월간 약 130회의 케플러 초신성에 대한 관측 기록이 남아있으며, 거의 매일 밝기와 크기 등을 목성이나 금성 등과 비교해 자세히 묘사해놓아 케플러의 관측기록보다 현대 과학자들에게 더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戊辰/夜(有)一更, 客星在尾宿十度, 去極一百一十度, 形體小於歲星, 色黃赤, 動搖。 五更, 有霧。
밤 1경(更)에 객성(客星)이 미수(尾宿) 10도의 위치에 있었는데, 북극성과는 1백 10도의 위치였다. 형체는 세성(歲星)보다 작고 황적색(黃赤色)이었으며 동요하였다. 5경에 안개가 끼었다. - 선조실록 178권, 1604년 음력 9월 21일

 

그외에도 조선왕조실록에는 일식과 월식은 물론 혜성과 신성, 태양의 흑점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는 기록되지 않은 많은 천문현상이 기록되어 있어, 조선의 천문학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조선천문학은 1936년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루퍼스가 발간한 "한국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서양에 알려졌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고도로 발달된 조선의 천문학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해 현대로 이어지지 못하였습니다.

 

수십년간 단절된 천문학으로 인해 조선의 천문기록을 현대 천문학이론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천체물리와 한문을 동시에 정통한 과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문학이 갖는 한계성으로 인하여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국가적 지원이 없다면 이런 학문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비록 한국의 전통천문학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이 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 조선왕조실록 등에 나오는 천문과학 분야의 기록을 보다 전문적으로 번역, 재해석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조선왕조실록이 워낙 방대한 양의 기록물이기에 언제 완성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만약, 조선왕조실록을 천문학적으로 재해석되는 작업이 완료된다면, 이는 국내천문학계나 세계천문학계에 있어서도 한국의 천문과학 기록유산의 가치를 증명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도 있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최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천문고전분야의 한문 원문을 한글로 자동 번역해주는 인공지능 번역기 개발에 착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천문기록에 대해 보다 용이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식창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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