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마드
트빌리시 현지교민들이 말해주는 조지아 (2018년 11월 5일) 본문
트빌리시 광장역에 있는 중앙시장을 지나 위쪽으로 1.4Km정도 걸어 올라가면 맥도날드 매장이 보이고 바로 그옆에 한식당 모꼬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전에 이곳을 구글맵에 저장해 놓은터라 나의 경우는 찾기 쉬웠으며 더욱이 바로 옆에 지하철역이 있어 다른 곳에서 오는 이의 경우는 지하철을 이용하여 좀 더 쉽게 이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모꼬지의 옆이 맥노날드 매장이고 길 건너편이 지하철역이다.
모꼬지의 메뉴가격
김치찌개를 먹을까 고민하다 김치찌개는 김치가 맛있어야 된다는 진리에 맞게, 그냥 비빔밥을 주문하였다.
탁월한 선택의 비빔밥
거의 식사를 마칠 때 즈음 현지직원이 한국어로 말을 하는데 깜놀~. 진작에 왜 한국어를 하지 않았냐고 하니 사장님이 말하시기를 현지직원은 한국어를 말하지만 의사소통은 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신다. 사실, 배가 고파서 음식이 먹는데 워낙 집중한 탓에 식사를 마친 후에야 사장님과 대화의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모꼬지 사장님은 대략 1년 6개월전에 조지아로 넘어오셨고 이전에는 우즈벡에 계셨다고 한다. 음식점은 올해 5월달에 개업하였다고 한다. 라면을 파시길래 트빌리시에서 한국식품점이 있냐고 여쭈어보니 조지아 현지인이 독일에서 수입한 후 그것을 구매하기에 구매단가가 높다고 하신다. 언뜻 보아도 그동안 손에 물 한번 적시지 않을 것 같은 곱디 고우신 분이라 어떻게 타지에서 음식점을 여실 생각을 하셨는지 여쭈어보니 작년부터 조지아를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졌고, 겸사 겸사 한국식당을 개업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조지아에 여행왔다가 머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조지아가 한국사람들에겐 인기가 많다고 하신다.
사실, 내가 그동안 경험한 것에 비추어보면 잠시 여행을 온 것과 살아간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다. 생존이라는 단어앞에서는 모든 것이 현실일 수밖에 없으니까, 중요한 것은 생활하면서 돈을 벌어야한다는 것이다. 즉, 사업적으로 타당성이 있느냐가 한 나라에서 생활할 수 있는 관건이 된다. 더욱이 내가 바라본 조지아는 관광산업으로 인하여 비대칭적인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장물가는 싼데, 음식점 물가는 결코 싸다고 말할 수 없다. 즉, 시장에서의 야채, 과일 등은 우리나라에 비해 30%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음식점의 가격은 우리나라의 80%에 해당한다. 현지 로컬식당을 가면 음식점의 메뉴가격이 싼 것은 10라리(4200원)에서 비싼 것은 20라리(8400원) 수준이다. 모꼬지 사장님의 말씀처럼 한국식당의 메뉴가격이 일반적으로 15라리가 넘어가는데 케이팝열풍이나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한국식당에 와서 비싼 밥을 먹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케밥의 경우 양도 많은데다 7라리(3000원)밖에 하지 않는데 그것을 먹지 비싼 한국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7라리라 할지라도 현지인들의 평균월급에 비해서는 결코 싼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파트 임대가격 또한 그러하다. 시내중심으로 보면 월 300불 이하짜리를 구하기가 힘들다. 물론, 시내를 벗어난 외곽지역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200불짜리를 구할 수도 있지만 이것마저도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한달 생활비가 아파트 임대비 300불과 공과금 100불, 그리고 식료품비를 기본으로 하면 600불이상은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서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가게나 사무실 임대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해도 한국보다는 적은 자금이 소요된다. 모꼬지 사장님의 말씀으로는 조지아는 생활하기에는 좋을 지 모르겠지만, 사업을 하기에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하신다. 더욱이 사장님의 남편분은 무역업에 종사하시는데, 이 나라의 최대항구인 포티에 가보아도 물동량이 별로 없다고 하신다.
커피를 마시면 이야기를 나누는데 점심시간이 되니 손님들이 와서, 결국 다음에 또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모꼬지를 나왔다. 호스텔로 돌아갈까하다가 근처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목사님을 찾아뵙기로 하고 한인교회까지 걸어갔다.
트빌리시에서 몇일째 돌아다녀보니 거리가 참 애매하다. 대충 길을 가다 보면 2Km도 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면 중간 중간에 있는 멋진 풍경을 놓치기 십상이다.
모꼬지에서 한인교회도 마찬가지였다. 1.5Km, 버스를 타고가면 돌아가기에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하면 대략 30분이 넘게 소요되고 직선이라고 해도 2~3정거장을 가는 것이니 2키로미만의 거리는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더 빨랐다. 걸어서 한인교회를 가는 도중에 중간에서 트빌리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쿠라강을 찍어 보았다.
한인교회에 도착하니 중년의 남성이 계시길래, 토요일에 목사님을 찾아뵙고 조지아에 대해 여쭈어보려다가 바쁘신 것 같아 평일에 찾아뵙기로 하고 월요일인 오늘 방문하였다고 말씀드렸더니 지금 목사님은 안계시고, 목사님 사모님이 계신다고 한다. 뭐 굳이 목사님과의 대화보다는 조지아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왔다고 하니, 이것 저것 조지아에 관한 것을 알려주신다.
여행객은 조지아가 치안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바뀌고 나서 정세가 많이 불안해진 탓에 트빌리시외에 타지역에 머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하며 그나마 치안이 좋은 트빌리시에 거주하는 것이 낫다는 것과 트빌리시에 한국대사관 분관이 있으니 혹시 트빌리시에 6개월이상 머물 생각이라면 분관에 재외국민 등록을 하라고 알려주었다. 문제는 방을 임대하는데 가격이 내 예상보다는 비싸서 아마도 트빌리시를 벗어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시내보다는 외곽쪽 몇군데를 알려주시면서 그곳에서는 200불짜리 방을 구할 수 있을 것라는 정보를 주신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오후 2시쯤이고 3시에 한국어 수업이 있기때문에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돌아가려는데 한인교회 목사님 사모님이 나오셨서 대화를 나누었다. 목사님 가족도 우즈벡에 있다가 9년전에 조지아로 넘어 오셨다고 하시면서 저렴한 곳이라면 우즈벡이 낫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나 또한 올해 4월부터 카자흐스탄, 우즈벡, 우크라이나, 몰도바에서 살려고 노력했으나 가장 중요한 문제인 비자가 해결이 안되어 결국 아르메니아로 결정하고 9월에 들어왔다고 말씀드리니, 이해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도 모꼬지 사장님이나 그 외 한국교민들의 말처럼 조지아는 살기는 좋은데 사업을 하기에는 좋은 나라는 아니라는 말씀을 하신다. 지금 120명이 넘는 한국교민들도 대다수가 주재원 아니면 선교활동을 하는 인원이 대부분이며 실제로 사업을 하는 분들은 10명미만이라는 것이다.
사실 조지아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는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고민보다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크기에 상대방이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대답할 거리가 궁색해진다. 말그대로 걸음마도 떼지 않은 아이가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향후 1년간 사업에 대한 생각은 접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현지 생활에 익숙해지면 사업이 보인다는 것이 나의 오랜 해외생활의 경험이기에 너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한국문화센터는 한국정부의 지원없이 한국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작은 현지 NGO를 만들어 꾸려가고 있으며 주일에는 매일 수업이 있고 3명이 교대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현재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12명 정도이며 목사님 사모님이 가끔 한국요리수업을 진행하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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