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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에서 바투미로 가다 (2018년 11월 12일)

LifeChallenger 2018. 11. 1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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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들기전 호스텔의 좀비들이 찾아와 바투미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바투미는 비가 자주오는 지역으로 운이 나쁘면 내가 머무는 동안 내내 비가 올 수 있다는 농담을 던지길래 우스개 소리인줄 알고 잠을 청한 후 아침 댓바람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8시 기차를 타러 6시 30분에 호스텔에 나왔다. 기차표 예매당시 매표원이 8시 기차이지만 30분전에 도착하여 탑승수속을 마쳐야한다는 충고에 따라 7시 30분에 기차역에 도착하려면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 트빌리시의 버스 운행시간이 못믿더운 나는 결국 6시부터 운행하는 메트로를 타기 위해 지하철로 아침부터 걸어갔다. 


트빌리시 기차역


대략 7시 20분정도에 도착한 기차역 플랫폼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참고로 내가 표를 산 곳은 3층이었고, 탑승게이트는 2층에 있었다. 

7시 30분이 되니 저 멀리서 바투미행 기차가 들어와서 정차했다. 


트빌리시-바투미행 신식열차


기차는 하얀색바탕에 빨간색 줄무늬가 들어간 색으로 마치 조지아 국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었다. 


조지아 국기


8시 기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7시 30분부터 검표를 시작하였고 여권과 함께 열차티켓을 보여주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알려준다. 



기차는 2층칸이었는데 운행한지 얼마 안된듯 기차안은 깔끔하였으며 좌석간 간격도 적당했다. 다만, 여행용 트렁크를 가지고 있는 여행객은 짐을 나둘 곳이 마땅치 않는 불편함이 발생될 듯 싶었다. 나의 경우는 배낭이었기에 위에 있는 적재칸에 구겨넣었지만, 트렁크를 가지고 온 여행객은 좌석 밑에 놓고 가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했다. 내가 탑승한 열차는 거의 만원으로 나중에 출발할 때 보니 빈 좌석이 보이지 않았다.



전광판에 정차구간이 나오는 것을 보니 이 열차는 트빌리시를 출발하여 Ureki와 Kobuleti에 멈춘 후 바투미에 도착하는 열차였다. 정시가 되자 열차는 출발하여 거의 11시까지 저속운행을 하였는데 최대 시속 59Km를 내지 못하고 서서히 움직였다. 그러는 동안 갑자기 승무원이 오더니 비지니스 좌석이 4개 남았는데 6라리를 더 내면 좌석을 승급해준다는 것이다. 예매시 비지니스 좌석이 40라리였으니 2등급(이코노미) 24라리에 6라리를 즉, 30라리로 비지니스석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아쉬운 것은 이 말을 꺼내자마자 앞쪽 좌석에 있던 러시아인들이 갑자기 일어나 돈을 지불하는 바람에 다른 승객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그럴만도 한 것이 기차선로주변에는 울타리나 차단벽이 없어 동물이나 사람들이 선로는 자유롭게 다녔고 혹시 모르는 사고에 대비하여 열차가 고속으로 가지 못하고 마치 고장난 버스처럼 천천히 가다서다를 반복하였다. 


트빌리시-바투미 가는 길


11시가 넘었음에도 고리를 갖 벗어난 열차는 보르조미(Borjomi) 근방을 지나자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하나 아쉬운 것은 보르조미에서 쿠타이시 구간에 터널이나 산을 지나가는 일이 많아 열차칸내에서 사용하는 와이파이가 자주 끊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외의 구역에서는 인터넷이 아주 좋았다. 참고로 나는 트빌리시 기차역에서부터 유튜브를 보았는데 언급한 구간외에는 끊김없이 수월하게 유튜브를 신청할 수가 있었다. 또한 좌석의 밑부분, 예를 들어 2인용좌석에 앉았다면 좌석과 좌석사이의 바로 밑에 전기를 꼽을 수 있는 콘센트 2개가 있어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으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아 기차내부


12시가 넘었음에도 아직 우레끼에도 도달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1시까지 도착하겠다는 것인지 그나마 쿠타이시를 지나자 열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였는데 문제는 멀리 보이는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온다는 것에 있었다. 


우레끼 날씨(먹구름)


아니나다를까 우레끼를 지나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기차 창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우레끼를 지나면서부터 흑해를 보아야하는데 비때문에 완전히 망치 여행길이 되었다. 


비오는 날 기차안에서


창밖 풍경은 포기한채 1시 30분이 되자 열차가 바투미에 도착하였다. 다행이 바투미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사람들말로는 곧 비가 도착하니 서둘러 택시를 타고 시내에 있는 숙소로 가는게 낫다고 하는데 사전에 확인하였던 10번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려는 욕심에 열차가 바투미 역에 도착하자마자 


바투미 기차역




길건너편으로 넘어가서 10번버스를 기다렸으나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눈앞에 보이는 3번버스에 승차하였다. 인터넷에 검색할 때는 버스에 탑승후 기사에게 티켓을 구매하라고 나오는데 현금을 주려고 해도 "바투미카드"만 반복해서 말할 뿐 현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주변 할머니께서 그냥 내지말고 있다가 내리란다. 내가 안된다고 하자 버스기사까지 "프레지던트(선물)"이라며 웃음을 짓는데 갑자기 나에게 2라리를 달라고 하시는데 나에게는 1라리 하나와 20테트리 동전 2개, 그리고 모두 20라리짜리 지폐만 있어서 2라리를 주지 못하자, 할머니가 기사가 바투미카드를 구매해서 나에게 주려고 한다고 대신 영어로 말씀해주셨다. 어디로 가냐고 하길래 부킹닷컴으로 예약한 숙소의 주소를 보여주자, 옆에 계신 할아버지가 갑자기 내손을 꽈악 잡으시고 자신을 따라오란다. 결국, 몇정거장 가서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숙소앞까지 도착하고 할아버지는 자신의 할일을 다한 듯 아무말도 안하시고 다시 돌아가길래 감사하다고 몇번이나 말씀드렸더니 손사래를 치시면서 그냥 가신다. 


Family Hostel(바투미)


할아버지 덕분에 찾기 어렵다던 호스텔도 단박에 찾고 A4용지로 붙여놓은 호스텔이름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니 호스텔 매니저가 나와서 반겨주는데 문제가 인터넷 후기와 영 딴판이었다. 뭐 하루에 5라리하는 숙소가 오죽하겠냐는 생각에 짐을 풀고 있는데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동양인이 와서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어투가 한국사람이었다. 문제는 이 사람이 예약없이 도착했기에 처음에는 여유가 남아 매니저가 오케이를 했으나 곧 부킹닷컴에서 단체예약이 들어오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 쫓겨나야하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 방금 도착한 나로써는 어찌 도와줄 방법이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 시기에 바투미는 자리가 많았던 것을 기억하고 주변 호스텔을 알려주려는데 본인도 안다고 한다. 사실 이 호스텔이 단체예약이 들어오는 것은 말그대로 5라리로 최저가이기 때문이지 바투미가 여행객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인터넷 속도를 보았는데 와우...트빌리시보다 3배는 빠른 인터넷 속도가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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