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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를 위한 글] 나는 늘 500만원으로 이민을 고려한다.

LifeChallenger 2018. 12. 2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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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가족단위의 이민자와는 맞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떠돈지 어느덧 25년이 훌쩍 넘었다. 젊었을 때 해외주재원으로 시작된 외국에서의 삶이 어느덧 한국을 벗어나 25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해외에서 떠돌게 되었다. 처음에는 해외주재원으로, 그런 후에는 사업차 해외에서 거주하였고, 지금은 그냥 떠도는 것이 좋아서 돌아다니고 있다. 한마디로 역마살이 낀 것이다. 첫 회사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하면 좀처럼 한국의 회사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다. 이유는 누구의 눈치없이(그렇다고 해서 눈치를 안본다는 것은 아니고, 한국에서보다는 덜 본다는) 그냥 실적만 신경쓰면 크게 압박을 받는 일이 드물며, 정시 출근, 정시 퇴근 그리고 주말에는 나름 개인적인 생활을 가질 수 있다는 약간은 한가한 생활에서 습관이 되면 나중에 한국에 들어와서의 회사생활은 한 마디로 지옥 그자체이며 때로는 이해못할 상하간의 위계질서에 숨이 막혀올 지경이다. 그러기에 나는 아예 한국생활을 포기하고 조금은 자유로운 해외생활을 결심하였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25여년이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여유로운 삶


이런 나를 보면서 친구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며 때로는 해외에서 거주하는 나에 대해 환상과 오해를 갖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민에 대한 오해로 시작된다. 그들이 생각하는 해외생활이란 이민을 뜻하며 이민을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편견이 그들로 하여금 내가 무척이나 돈이 많은 사람으로 오인하게끔 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이 요구될까?


우리가 인터넷에서 이민에 대한 검색을 하면 보통은 사업이민쪽을 생각하게 된다. 그 이유는 거주를 위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업이민을 하기 위해선 그 나라에서 정한 최소자금(보통은 한화 1억이상)을 국내로 들여와야하는데 그 최소자금이라는 것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살려는 나라에 대해서 경험이 미천하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런 거금을 선뜻 투자하는 바보는 없을것이다. 보통 이민을 가는 사람들을 보면 최소한 그 나라에 아는 사람이 있거나 또는 그 나라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간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이 아닌 단지 아는 사람,(그것이 친구이든, 친척이든)이 있다는 이유로 이민을 가다보면 십중하나는 모두 쓰디쓴 경험을 하게 된다. 해외생활 25년동안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친구따라 강남왔다가 거의 빈털터리가 되어서 인생 노트를 새로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는 일들이다. 1990년대에도 이러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도 그러했으며 2010년에 들어서도 늘 같은 레파토리를 듣고 있다. 그래서 우스개소리로 외국에 나가면 한국사람을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아마, 이런 이유로 이민을 꺼려하거나 중도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업비자말고도 특별한 인연으로 인해 주재원으로 오래머물다가 거주증이 나오거나 결혼이민으로 자동적으로 거주증을 획득한 사람은 오늘 이야기의 대상이 아니다.


여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살 수 있었을까? 친구들의 생각처럼 내가 돈이 많은 사람일까? 물론 돈이 아예없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해외에서 살 곳을 정할 때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1년비자를 획득하기가 수월한가이며 이 조건에는 저렴한 비자비가 포함되어있다. 그 다음 확인하는 것이 해당 국가의 물가이다. 이유는 저렴한 돈으로 1년을 버텨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나라가 있다면 이민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물론, 때로는 그냥 발길닫는대로 훌쩍 떠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해외이민



위에서 언급한대로 해당 이민을 목적으로 한 국가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사람들은 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인연을 만들면 된다. 최소 당신이 사업비자를 내기위한 돈이 충분하다 할지라도, 경험을 하기 위해 적은 돈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볼리비아가 그러하다. 칠레에 들어갔다가 우연찮게 휴식을 취하러 간 곳이 볼리비아인데 그곳에서 무려 3년을 살다가 나왔다. 그렇다면 나는 이민을 위한 준비로 얼마를 고려할까? 내가 생각하는 최대 금액은 500만원이다. 이것도 왕복항공비포함이다. 아마 이 소리를 들는 모든 사람들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맞다. 한없이 부족한 돈이다. 예를 들어 볼리비아의 왕복항공비는 2년전까지 120만원 안팎이었고, 일년 비자를 위한 경비가 80만원정도였다. 1년에 300만원, 즉 한달에 27만원정도로 생활해야되며 15만원은 주거비로 나가고 12만원으로 한달생활비를 맞추어야한다. 2014년 당시 볼리비아 최저월금이 15만원이었으니 현지인들보다도 더 못한 생활을 해야지만 맞출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 돈의 압박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돈을 벌 궁리를 하게 되고 좀더 현지 생활이 그냥 즐기는 것이 아닌 생존으로 다가온다. 사실, 500만원으로 일년을 버티지 못한다면 그냥 돌아가면 될 일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500만원으로 시작한 나의 볼리비아 생활은 무역업을 시작으로 3년 가까이 지속하다가 또다시 역마살이 들어서 지금은 아르메니아에 와있다. 나는 아르메니아에 올때 250만원을 준비했다. 이유는 무비자로 버틸 수 있는 시한이 6개월이기 때문이다. 250만원중에 70만원으로 왕복항공권을 구매하고 180만원으로 한달에 30만원씩 6개월을 버틸 요량으로 사전에 아무런 준비없이 들어왔고, 운이 좋았던지, 현재는 대학교 기숙사에 한달 12만원으로 홀로 넓디 넓은 방을 홀로 쓰고 있다. 


대학교 기숙사방


또한, 하루에 들어가는 생활비는 5불이 채 되지 않는다. 내가 대학교 기숙사에 들어온 이유는 1년비자를 받기 위해 들어왔는데 학교에서 먼저 학생비자를 받아준다고 한다. 다만, 학교에서 나를 학생으로 받아들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 절차이기는 하지만 우선 방법은 이미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사람들



볼리비아와 아르메니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살다보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사람을 제대로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오픈마인드가 중요하다. 내 스스로 벽을 만들면 사람과 어울리지를 못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올 수 있게 대문을 활짝 열고 있으면 도둑이 든다. 그러하기에 외국에서의 삶은 내 주변이 어떤 사람들로 채워지는 가가 중요하지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에콰도르의 누구처럼 가난한 나라에 10억이 넘는 돈을 들고와서 수업비를 왕창 뜯기고 후에 성공할 수는 있다. 그런데 굳이 그런 돈이 있다면 왜 한국에서 살지않고 인프라가 안좋은 외국에서 살까? 해외에서 생활할 때 내 주변의 대다수 사람들은 정말 돈없이 해외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 모두 2000불이 안되는 적은 돈으로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만큼 억척스럽다. 지금은 번듯한 가게도 있고, 나름 중산층의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나는 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500만원으로 시작해 망하나, 5억으로 시작해 망하나 결과는 늘 똑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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