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마드
아르메니아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2019년 1월 1일 본문
올해도 어김없이 해외에서 새해를 보낸다. 12월 27일부터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더니 28일 함박눈이 오고 그 때부터 포근한 영상의 날씨는 자취를 감추고 추운 겨울날씨가 시작되었다.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은 이미 12월 14일부터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고국으로 돌아가고 몇명의 외국학생들만 고즈넉한 기숙사를 지키고 있는데 그 수가 12명이 안되어 보이더니 종국에는 어제는 7명만이 남아있었고, 이마저도 1월 초에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고 개학일인 2월 13일정도에 다시 소란스러운 기숙사로 변모할 것 같다.
한국에서는 종각에서 매해 타종행사를 하듯 아르메니아도 공화국광장에서 새해를 알리는 행사를 한다는데 문제는 자정 12시에 하기때문에 행사가 끝난 후에는 공화국광장에서 이곳 기숙사까지 오는데 방법이 걸어서 오는 방법이나 아주 비싼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데 그런 번잡함이 싫어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조차 나가기를 꺼려했다. 이곳 예레반의 대중교통은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버스가 다니는데 연말에는 운행시간이 밤 10시로 제한되고 택시도 밤이 되면 더블요금을 넘어 한정없이 오르기에 자동차가 없거나 시내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행사에 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제밤에는 안개가 끼고,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숙사의 학생조차도 가기를 포기했다. 그런 덕분에 어제 기숙사는 정말이지 조용했다.
날씨가 추워지니 전기제품도 말썽이다. 어제밤부터 전구가 깜박거리더니 새해를 맞는 오늘 아침에는 아예 제 기능을 잃어버렸다. 하필이면 새해첫날 깜박한 방에서 있기 싫어서 전구를 사기 위해 아침 10시에 나가보니 길거리에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는다.
단지 자동차 몇대만이 거리에서 눈에 띄었고 정말이지 한산한 거리를 연출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과연 가게는 문을 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지만 방법이 없어 무작정 길을 나섰다.
어제 밤의 기온은 영하 8도이더니 오늘 아침에는 영하 2도로 따뜻해진 덕분에 눈이 많이 녹은 느낌이다. 길을 따라 시내쪽으로 한참을 걸어가서 가게들을 살펴보니 모두 문이 잠겨져 있고,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미용실조차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예레반의 미용실은 한국에 비하면 많이 싼 편이지만 현지인에게는 그렇게 좋은 가격은 아니란다. 아이들은 700드람(한화 2000원정도), 성인남자의 커트는 1500드람(4000원정도)이며 성인여성의 경우는 5000드람(12500원정도)라고 하니 아르메니아의 월급수준으로 보면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다. 한국의 남성전용 미용실인 블루클럽에서 나는 6000원정도에 머리를 짜르니까.. 물론 위의 사진에 있는 미용실은 그럭저럭 잘나가는 미용실이고 동네 모퉁이에 있는 미용실은 더 싸다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매한가지이다.
24시간 운영한다던 기숙사에서 2키로 떨어진 이곳 슈퍼마켓 역시 문이 닫혀있었다. 문에 게시된 영업시간표를 보니 11시까지는 기다려야만 하기에 문앞에서 11시까지 기다렸으나 어느누구도 보이지 않았고 11시 20분이 되어셔야 점장이 나와서 문을 열고 전구를 사서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다. 뭔넘의 꼬마전구가 1000원씩하는지.. 이곳 아르메니아에서 공산품은 참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1월 1일 전구를 산 것만도 다행이라는 생각에 군말없이 돈을 지불하고 먹거리를 보았는데, 과일과 스낵을 제외하고는 먹는 제품이 거의 동이 난 것 같다. 점장의 말로는 아르메니아는 이전에는 12월 30일부터 1월 8일까지 거의 10일을 가게들이 영업을 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12월 30일에 물건을 사들이고, 그 이후로는 물류조차도 없고 물건이 떨어져도 다시 배치할 제품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 습관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그나마도 예레반시티나 사스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이 24시간 문을 열어놓기에 요즘은 덜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8일까지 빵으로 때워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점장이 1월 3일부터는 모든 가게가 정상적으로 영업한다고 한다. 1월 3일이 되면 고기부터 사서 삼겹살이나 구워먹어야겠다. 외로우니 배가 허전하고 괜시리 고기가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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