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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 아르메니아에 상륙하다 !!! (2020.03.0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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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 아르메니아에 상륙하다 !!! (2020.03.03)

LifeChallenger 2020. 3. 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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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아침 7시 30분 그동안 냉동폰이나 다름없는 내 핸드폰이 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문자정보의 홍수....

그동안 알고지내던 아르메니아 친구들 및 외국친구들이 건강조심하라고 알려줍니다. 

 

 

제목 : 아르메니아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첫 사건이 기록되다. 

https://www.azatutyun.am/a/30462204.html

 

Հայաստանում գրանցվեց կորոնավիրուսի առաջին դեպքը

Վարչապետը բնակչությանը դիմել է հանգստություն պահպանելու և միայն կառավարության ու պաշտոնական մարմինների կողմից տարածվող լուրերին վստահելու կոչով:

www.azatutyun.am

 

이 사건은 아르메니아의 보건부 장관이 새벽 3시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게재하면서 아르메니아의 모든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르메니아 보건부 장관의 페이스북 게재글

https://www.facebook.com/nikol.pashinyan/posts/256949898670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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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2020년 2월 28일 29세의 아르메니아 국적의 남성이 자신의 아내와 함께 이란, 테헤란으로부터 비행기로 예레반에 도착하였으며 발열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최초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중복검사를 실시하였으며 3월 1일 새벽 3시에 코로나바이러스 양성반응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보건부는 WHO에서 정해놓은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으며 환자와 접촉한 이들을 격리조치하였습니다. 또한, 테헤란으로부터 온 비행기와 해당 항공편에 탑승하고 있던 이란 국적의 사람들은 공항에서 불필요한 접촉없이 바로 귀항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현재 확진자와 공항에서 병원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곳에서 접촉했던 모든 이들은 지정된 호텔에 격리조치되었으며 총 인원은 30명입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이루어질것이며 오전 12시 보건부 장관인 아르센 토로샨은 기자회견을 가져 모든 필요한 정보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부디 당황하지 마시고 정부나 공식 기관에 의해 전파되는 소식만을 믿으시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부의 지침을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아르메니아 교육부 장관의 전국 휴교령이 발표됩니다. 

 

https://www.facebook.com/arayik.harutyunyan/videos/10158062541448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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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위한 교육기관의 춘계방학에 관한 발표

교육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하여 교육기관의 봄방학을 다음과 같이 연장하도록 결정하였다.

- 3월 2일에서 3월 8일로 연장됨 

 

해당기간은 아르메니아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여부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처법은?

 

어찌 보면 정말 신속하고 발빠른 대처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 확진자의 발표와 함께 신속한 전국휴교령이라니 갑자기 아르메니아 정부가 무척이나 신뢰가 갑니다.

더욱이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친구들 모두 나에게 예레반 시티(대형 슈퍼마켓)으로 달려가서 가능한 많은 음식을 사두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의아한 것이 정부발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마스크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태는 현재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큰 매장인 꼬미따스에 있는 예레반 시티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레반 시티에서는 항상 널널하게 남아있던 카트조차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었고. 그곳에서도 오직 나만이 마스크를 하고 있었으며 더욱 웃긴 것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나를 모든 사람들이 원숭이 보듯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3월 1일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대형슈퍼마켓에서

 

도대체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공중보건에 대해서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장을 보면서 신기해서 아르메니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더니 아르메니아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무조건 집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머물러 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스크를 착용할 생각을 안하며 설령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해도 평소에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약국에서 조차도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지않고, 설상가상으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여 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에는 턱없이 비싸다고 합니다. 장을 다 보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남자 계산원이 나에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워서 마스크를 하고 있냐고 묻길래..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나때문에 다른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걸리는 것이 무서워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대답하니... 계산대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만 봅니다. 

 

 

예레반에서 가장 큰 예레반시티(대형슈퍼마켓)에는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발표에도 아무도 마스크를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기숙사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도 이어집니다. 마스크를 한 나를 보면 사람들은 서로 수근덕거리고 급기야 한 사람이 나에게 중국사람이냐고 묻더니 대답도 하기전에 바이러스는 자기들이 퍼트려 놓고 스스로 겁이 나서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겁쟁이라고 놀리는 듯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그동안 아르메니아에서 살면서 아르메니아 사람들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일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동안 학교에 있으면서 젊은 남학생들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 집에 돌아가"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그냥 어린 학생들의 치기어린 행동이거니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맞닥드리다 보니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래서, 나를 향해 겁쟁이라고 놀리던 중년남자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이런 버스나 밖에서 바이러스에 걸려 집으로 돌아가면 당신의 사랑스러운 가족에게 전염이 될 것이고 그중에는 어린 손자손녀가 있을텐데, 그 가족들이 당신이 옮겨온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는다면, 당신은 지금처럼 나를 겁쟁이라고 놀리겠어요? 나는 차라리 지금 당신에게서 겁쟁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차라리 내 스스로 조심하여 내 가족들에게 그런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어요." 

 

이런 말을 한 후에 그 사람이 나에게 무엇이라 떠들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기숙사앞 버스정거장에서 내려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과연, 지금의 아르메니아 사람들처럼 집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고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을까요? 사태가 진정되면 몰라도 계속 확산된다면 사람인 이상 먹고 살아야하기에 밖으로 나와야하고 밖을 아무런 조심성없이(마스크없이) 돌아다니다 바이러스에 걸려 집으로 돌아가면? 과연 그 가족들은 뭐하러 긴 시간을 집안에서 틀어박혀 있었던 것일까요?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아르메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바라본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공중보건에 대한 생각. 

 

기숙사로 돌아오니 외국친구들이 자신들은 곧 아르메니아를 떠날 것인데 나는 어떻게 할건지 물어옵니다. 그중에는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지에서 온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 모두 아르메니아에서 적게는 2년이상 머물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친구들에게 왜 이렇게 갑자기 떠나려 하냐고 물어보니... 그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개인적인 성향문제도 있지만 가장 실질적인 문제는 일반 서민들은 마스크를 구매할정도의 경제적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평균월급이 250불정도이고 젊은 나이에 결혼하는 것이 마치 종교적인 신념인 것처럼 생각하는 그들에게는 먹여살려야하는 가족이 있고 그것도 일자리가 없어서 실제 실업률도 높은 이 나라에서 서민들이 먹는 것이 아닌 다른 것에 돈을 쓴다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그들의 실정에서 스스로 마스크를 사지 못하는 경제력에 대한 반발심으로 마치 자신을 바이러스 따위는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따위는 착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누군가 마스크를 하면 오히려 겁쟁이라고 생각하기에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상 한번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그것은 겉잡을 수 없는 사태까지 확산이 될 것이고 그 시기는 인구의 1/3이 거주하고 있는 예레반을 기점으로 하여 빠른 속도로 전염될 것이기에 이런 지경까지 오게되면 다른 나라로의 탈출도 힘들어질 수 있다.  

 

물론, 친구들의 입장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지만, 그동안 아르메니아에 거주하면서 느껴본 바로는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현재, 친구들은 이미 다음 주 비행기를 예약하여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을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여 이번 여름시즌은 아르메니아 사람들에게 혹독한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바이러스가 제거되어 모든 사람이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두서 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아르메니아에 오실 한국분들을 위하여 경고차원에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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