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마드
내가 경험한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공중보건에 대한 인식 (2020.03.06) 본문
3월 3일 아르메니아에서 첫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이후 정부의 발빠른 대응책으로 전국휴교령(03.03~03.09)이 내려지고 9명의 의심환자외에도 3월 5일 세반호수근처에서 확인된 2명의 의심환자 등 아르메니아 정부의 대응은 전광석화와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어떨까요? 우선 현재 아르메니아의 주변국을 살펴보면 터키, 이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된 상태이며 그 통계조차도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또한, 주변국중 이란이나 조지아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 그렇게 마음놓고 즐길 상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례로, 현재 의심환자로 추정되는 사람들 모두 이란에서 여행이나 사업의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이란과의 국경폐쇄후 발생된 사건이라면 비록 그 사람들이 음성으로 판정났더라도 그리 낙관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솔직한 저의 생각입니다.
저는 주로 아르메니아 정부에서 관리하는 뉴스센터에서 아르메니아관련 뉴스를 확인합니다. 이외에도 아르메니아에는 몇개의 주요신문사가 있지만, 거의 정부 뉴스센터에 있는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이라 그리 신뢰할만한 신문사는 없습니다. 그런데 뉴스센터의 소식을 보고 있다가 바이러스관련 사진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진들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armenpress.am/arm/news/1007408.html
신문기사를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두 남자가 보이는데.. 글쎄요.. 3월 3일이후 오늘까지 거의 매일 밖에 돌아다녔지만 저의 경험상 외국인을 제외한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경우는 딱 두번 보았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예레반이라는 도시가 아르메니아 인구의 거의 1/3이 거주하고 있으며 도시의 크기도 그다지 크지 않아서 반경 10Km의 지름정도를 가지고 있는 원형의 이 도시에서 시내중심이라곤 해보았자 반경 3Km 내외의 작은 곳입니다. 따라서 시내를 돌아다닐 경우 버스를 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거의 도보로 움직일 정도이니까요. 서두가 길었지만 시내에 두세시간 있다보면 거의 모든 곳을 돌아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사람들이 붐비는 곳도 몇군데 되지 않습니다.
- 오페라 근처
- 예리따사르다칸 역근처
- 공화국 광장 근처
- 로시아몰 근처
- 예레반몰 근처
- 꼬미따스 예라반시티 근처
- 사순시다비드 역(기차역)근처
그런데 이곳을 돌아다녀보아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보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인데, 아르메니아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꼭 한 두사람이 보이니 정말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저의 경험으로 말하자면, 제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밖에 나가면 열명중 한두명은 정말이지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봅니다. 이런 경험을 아르메니아 친구들에게 말하면 말도 안된다고 말했지만, 저와 어제 둘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친구가 한 말은 딱 이렇습니다.
"도대체 나도 아르메니아 사람이지만 아직도 그 사람들의 시선을 이해할 수가 없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서로를 보호하는 행위인데 왜 그 사람들은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ㅠ.ㅠ "
여러분은 제가 받은 느낌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어요?
물론, 이렇게 말하고 있는 이 친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일부입니다. 사실, 아르메니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터키, 이란 사람들을 구별하는 것은 아르메니아 본인들도 어려운 일입니다. 원래부터 그 혈통이나 핏줄이 비슷한데서 유래되었지만 얼굴 모양만 가지고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우선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그 사람이 외국인이라 가정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제 친구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엄청 꺼려합니다. 단지, 저의 말이 맞는지 틀린지 경험해보려고 마스크를 착용했을 뿐입니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청정지역임을 늘 강조합니다. 물도 깨끗하고, 공기도 맑고 기타 등등... 환경오염에 관련해서는 정말이지 자화자찬이 하늘을 찌릅니다. 그 말에는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예레반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그렇다는 것이지 예레반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래 머물다보면 여행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입니다.
첫째, 예레반의 공기는 그렇게 깨끗하지 않습니다. 거의 스모그가 늘 존재하죠.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제가 살고 있는 이 기숙사는 8층 높이의 건물로 예레반의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저의 방은 7층에 위치해 있는데 이 주변에 이 건물보다 높은 건물이 존재하지 않아서 늘 예레반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참고로 예레반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낮아지는 지형을 가지고 있어 북쪽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고층건물이 아니라도 시야에 장애물이 없다면 예레반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서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보는데, 제가 늘 먼저 보는 것은 스모그로 가득찬 뿌연 예레반입니다. 그나마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에는 맑은 날씨를 볼 수 있는 것이 고작 다입니다. 아마, 예레반에 몇일 여행 온 사람이라면 예레반 시내를 돌아다니니 예레반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광경은 보기 드물 겁니다만 혹시라도 아르메니아 어머니상이 있는 곳에서 예레반 시내를 본다면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둘째, 예레반 시내에는 식수대가 존재해서 지나가는 행인들이 물을 마시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자랑이 "아르메니아의 물은 너무 깨끗해서 다른 나라와 비교될 정도로 물맛이 좋다"입니다. 그래서 일반 가정집에서도 수돗물을 그냥 먹습니다. 참고로, 일반 가정집에 가서 "물 좀 주세요." 라고 하면 그냥 수돗물을 줍니다. 뭐 수원지에 대한 내용을 말하기 전에 그 물이 정말로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깨끗하다 하더라도 그 물의 통로가 되는 수도관은 어떨까요?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이 기숙사의 수돗물을 먹지 않습니다. 왠만하면 그냥 먹겠는데 언젠가 커피를 먹기 위해 물을 끊인 후에 그 위에 부유하는 알 수 없는 찌꺼기들을 본 후에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늘 마트에서 대용량 생수를 사다가 먹는데, 내가 생수를 들고 올 때마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거의 모두 한 마디씩 합니다. "아르메니아 물은 너무 깨끗해서 그냥 수돗물을 먹어도 되는데 왜 돈을 들여가면서 생수를 사는지 모르겠어, 당신은 알아? 그 생수물과 수돗물은 모두 한곳에서 오는 거야, 모두 같은 물이라는 뜻이지, 그런데도 당신은 같은 물을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먹는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거야" 처음에는 내가 왜 생수를 사먹는지 설명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저런 말을 들으면 웃기만 합니다. 제가 아르메니아에 있으면서 안 사실은 이곳 아르메니아에 신규 건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모두 독립전 그러니까 1992년전에 지어진 건물이 대부분입니다. 일례로 지금 거주하고 있는 이 건물은 1976년도에 지어진 거의 45년이 된 건물이죠. 건물이 오래되면 건물에 존재하는 수도관도 부식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그 수도관이 부식되면 그 속에서 나오는 물 또한 오염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예레반에 있는 다른 건물들은 어떨까요? 아니, 예레반에 매설되어 있는 수도관은 어떨까요? 한번 나이가 지긋한 대학교수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예레반에 있는 수도관을 매설한지가 언제냐고? 그들도 기억하지 못할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과연 그 수도관은 안전할까요? 차라리 물과 관련해서는 지방도시가 더 낳습니다. 왜냐하면 그곳들은 인구가 많지 않아 거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기 때문이죠. (참고로 제 2의 수도라고 불리는 귬리의 인구가 15만입니다. 다른 도시들은 거의 인구가 5만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예레반에 놀러와서 길거리마다 있는 식수대에서 물을 마실 용기가 나세요?
그렇다면 아르메니아의 현재 시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정부의 대응이나 방역시스템은 안전할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https://armenpress.am/arm/news/1007408.html
헤드라인에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세계 전염병 확산방지협회에 따르면 아르메니아는 높은 수준의 안전지대이다"
이 기사는 2020년 3월 5일자로 나와있습니다. 어제죠...
내용을 더 들어가보면. "주변국인 조지아가 57점을 받은데 비해 아르메니아는 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는 아르메니아의 전염병에 대한 조치가 얼마나 높은 수준인가를 반영한다."
그래서 한번 세계 전염병 확산방지협회를 들어가 보았습니다.
https://preventepidemics.org/countries/arm/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주변국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높은 방역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를 볼까요?
일본과 함께 92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랭킹되어 있습니다. 이 전염병 통계는 7가지 정부 대응책이나 정책, 과거의 사례를 가지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는 한국과 일본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즉, 이 기관의 과거평가가 어떠하든 바이러스는 현재의 문제라는 거죠. 그러하기에 아르메니아가 아무리 전염병 확산방지에 대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염방 확산방지는 결국 예방이 최선책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조차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나라의 국민들이 과연 코로나 바이러스에 온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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