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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리포트] 천상의 외모를 가졌으나, 잘못된 편견으로 인해 매춘부라 불리는 여인 본문
안녕하세요. 지식창고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께 그림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장레옹 제롬의 "아레오파고스에 선 프리네"(1861) 라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그림의 배경이 되는 한가지 일화를 알아야합니다.
기원전 4세기경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보이오티아 출신의 프리네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어느날 신성모독죄로 인하여 고대 그리스의 최고법정인 아레오파고스에 서게 됩니다. 그녀를 변호하던 남자는 배심원들 앞에서 그녀의 나체를 보이며 이렇게 아름다운 육체를 가진 여인은 신의 축복을 받았기에 피조물이 만든 법으로는 그녀를 재단할 수 없다고 말해, 그녀의 아름다운 나체에 탐복한 배심원들이 무죄판결을 하였다는 일화입니다.
이 일화는 서기 2세기경 로마의 아테나이오스가 지필한 "철학자들의 저녁식사"에서 당시 아테네의 타락한 법체계를 풍자하기 위해 소개되었지만, 같은 일화를 다룬, 프리네와 동시대를 살았던 풍자시인 포시디푸스의 작품속에서는 재판과정에서의 나체에 관한 묘사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프리네의 사후, 로마인들에 의해 가미된 내용으로 보여집니다. 사실, 당시 여성에게 엄격함을 요구했던 고대 그리스의 사회상으로 비쳐볼 때, 이와 같이 대중앞에 여성의 나체가 보여지는 것은 금기에 해당하는 이례적인 행태입니다. 그렇다면, 왜 로마인들은 당시에 없던 나체 장면을 삽입했을까요?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체에 관한 묘사는 그녀가 갖은 "헤타이라"라는 직업군에 대한 로마인들의 잘못된 편견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헤타이라의 등장은 기원전 7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그리스의 여성시인인 사포는 남편이 죽자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전의 처녀들을 모아서 조그만 학교를 설립하고 여성들에게 기예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이런 여성에 대한 교육은 지중해무역의 발달과 더불어 특권계층을 접대하기 위한 향응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화술이나 기예를 지닌 여성이 필요했던 당시 상인들의 이익과 맞물려 성장하기에 이릅니다. 이후부터 전문교육을 받은 여성을 헤타이라라고 부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당시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헤타이라는 어떠한 존재였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웅변가였던 데모스테네스가 남긴 말은 헤타이라가 당시 지식인들의 존경을 받았음을 단적으로 나타냅니다.
We take a hetaira for our pleasure, a concubine for daily attention to our physical wants, a wife to give us legitimate children and a respected house.
우리에게는 영혼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헤타이라가 있으며, 육체적 욕구를 돌볼 첩이 있고, 우리의 혈통을 잇고 집을 지켜주기 위한 아내가 있다.
이러한 헤타이라는 성소나 신전에 대한 출입이 자유로웠으며 종교적 의례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 일부 헤타이라의 경우에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동일화시키는 신격화 현상까지도 일어나게 됩니다. 이 대표적인 예가 바로 논리적인 설전력을 갖춘 철학의 논쟁가로 불리며 현인으로 추앙받는 소크라테스조차 그녀의 철학강의를 듣고자 했던 아스파시아입니다. 하지만, 모든 헤타이라가 아스파시아처럼 성공한 것은 아니라서, 특권계층을 위한 향응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당시 남성위주의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매춘행위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매춘행위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려졌습니다. 결혼을 앞둔 여성조차도 남성에게 제공되는 지참금을 벌기 위해서 매춘행위를 할 정도였으며, 또한, 아테네의 위대한 정치가인 솔론이 기원전 6세기에 공창제도를 도입하여 세금을 거두어드릴 정도로 매춘행위가 성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에도 등록되지 않았던 존재가 바로 헤타이라입니다. 그 이유는 헤타이라를 매춘부라 지정하기에는 그녀들이 갖는 당시 사회적 지위가 높았기 때문 이며, 오히려 오늘날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와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사학자들은 프리네가 고대 그리스 최고법정인 아레오파고스에 선 것도 어찌보면 헤타이라를 공창제도의 틀안에 넣기 위한 본보기였을 거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헤타이라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에 따른 사회혼란과 결혼제도의 확립으로 인하여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런 헤타이라의 존재는 로마 시대로 들어서면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던 군인들에게 있어 학문과 교양을 갖춘 여성이라기보다는 그저 그들의 성적 욕구를 채워줄 매춘 여성쯤으로 인식이 되었고, 이러한 인식은 기독교와 융합하여 매춘행위를 적대시하는 서양문화의 도덕적 가치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가치관의 영향을 받은 로마의 아테나이오스 또한 헤타이라의 프리네라는 그저 외모가 뛰어난 매춘부를 풀어준, 당시 그리스 사회의 타락성을 강조하기위해 나체장면을 삽입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더욱이 이러한 로마의 가치기준은 유럽문화로 계승되어 많은 역사가들로 하여금 "헤타이라는 곧 매춘부다"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었고,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져 현대까지 이어졌습니다.
고대에서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해 사회적으로 억압된 삶을 살아야했으며, 여성에 대한 교육은 지극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시대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헤타이라는 어찌보면 당시 편협했던 여성관을 뒤엎는 혁신모델이 아니었을까요? 우리의 역사에도 황진이같은 여성들이 현대에 이르러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녀들을 매춘부라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그리스의 헤타이라도 재평가되어야하지 않을까요? 앞서 말한 역사적 사실과 근거를 비추어볼때, 그들은 오히려 예인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남성위주의 역사관에서 탈피하여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인으로 불려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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