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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 : '-이다'에 관한 지식

LifeChallenger 2024. 1. 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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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글들은 세종한국어 교재에 있는 단원 순으로 한국어 교사가 고려해야 하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러한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문법은 '-이다'이다. 

그만큼 가장 기초가 되는 문법인데 반하여 실상은 가장 어려운 문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이를 가르치고자 하는 한국어 교사는 '-이다'에 관하여 어떤 지식을 함양하고 고민해야 할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1. '-이다'의 특성

  1) 체언하고만 결합한다 ?

우리는 흔히 '-이다'가 체언과 결합한다고 배웠다. 체언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펴보면 체언이란 문장에서 주어 따위의 기능을 하는 명사, 대명사, 수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정의된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간단하다. '사람이다', '그것이다', '하나이다'와 같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만이다'는 어떠한가? '부사+이다'의 결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이러한 부사와의 결합해 대한 용례는 의외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아직, 금방, 별로, 제발,  딱, 꼭, 일쑤, 십상, 그만, 고작, 제법, 물론… '과 같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만이다'를 '그만하다'와 '그만두다'와 같은 한 단어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이다'의 활용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는 '-이다'가 과연 우리가 학교문법에서 배웠던 '체언+이다' 구문이 올바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서 예외를 두고 '주로 체언과 결합하여 서술어의 역할을 한다'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의가 올바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하여 조사와 '-이다'의 구문인 '-에서부터이다'나 '-는 생각에서였다'는 '-이다'가 다른 품사와 광범위하게 결합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2) '-이다'는 조사이다 ?

먼저 조사에 대한 정의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펴 보면 체언이나 부사, 어미 따위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품사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학교 문법에서는 '-이다'의 품사를 조사로 간주하는데, 조사는 불변어로서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그런데 '-이다'는 용언과 같이 활용되어 '-이고', '이니' 등과 같이 쓰인다. 따라서, 조사를 불변어로 분류하여 놓은 현행 학교 문법에서 '-이다'를 조사로 분류한다면 일반적인 조사의 특성에 위배된다. 이 또한 예외로 두어 정의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3) '-이다'는 서술어 ?

'-이다'의 결합형을 용언으로 본다면 이를 동사인가 형용사인가의 구분 문제가 대두된다.  동작성이 없음으로 동사보다는 형용사에 가까운 특성을 지닌다. 즉, '무엇은 무엇이다'에서 나타나는 상태성을 근거로 형용사에 근접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용언의 형태가 어간과 어미라는 점에서 어간은 생략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다'에서 어간인 '-이-'는 생략이 가능하다. '그는 바보이다'에서 '-이-'가 생략된 '그는 바보다'라는 말이 성립함이 그 예이다. 이런 점으로 비추어 볼 때 '-이다'는 서술어의 기능을 하지만 서술어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4) 위에서 언급된 문제이외에도 '-이다'의 특성에 관한 많은 논쟁이 있지만, 결국, 위와 같은 특성을 하나로 묶어 현행 학교문법에서는 '-이다'를 '서술격 조사'로 정의하여 하나의 예외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이면서도 가변어인, 용언이면서도 생략이 가능한 어간.. 결국 종합하여 내린 결론은 '서술격 조사'로 하나의 예외를 만들어 적용한 것이다. 

 

2.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에서 '-이다'의 교수

위의 문제점을 언급한 것은 교수자가 '-이다'에 관한 지식의 함양을 통해 어떻게 교수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다' 구문은 가장 기초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가장 난해한, 그러면서도 일상 대화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문법이다. 최근 대조언어학 관점에서 '-이다'와 영어의 'Be'를 비교하여 접근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영어의 'Be'는 '-이다'와는 다르게 '이다'와 '있다'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다'와 '있다'는 분리하여 인식하는 동양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이다'와 '있다'를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외국인에게 'Be'가 '-이다'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동일시하는 것은 또 다른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의 대상이 된다.  

 

이 문제는 오랜 시간 논의되어왔던 논쟁거리이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만큼 '-이다'가 같는 통사적, 의미적 양상이 독특함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이다'를 현행 학교문법으로 가르칠지 아니면 자신만의 지도법을 만들어 교수하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각자의 몫이다.

 

번외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이다'의 부정인 '아니다'이다. '아니다'는 '-이다'와는 달리 독립성을 지닌 하나의 형용사로 인정받는다. 굳이 형태소 분석을 한다면, 부정부사인 '안' 또는 '아니'가 '-이다'와 결합한 형태로 인정받는다. 즉, '안+이다'가 '아니다'로 굳어지거나, '아니+이다'가 '이'가 탈락한 '아니다'로 굳어진 것으로 보든 그것은 독립적인 개체인 것이다. 그런데, '-이다'와 다르게 '아니다'는 보어를 선행사로 갖는다. 다음을 생각해 보자.

1. 영희는 나쁜 아이가 아니다.

2. 영희는 아니다.

1번과 2번의 차이는 보어의 유무가 문장의 올바름을 결정하는 키워드가 된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다'와 '아니다'의 의미는 상반되나 형태적, 통사적인 부분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활용에 있어서는 그 괘를 같이 한다. 이러한 커다란 차이를 어떻게 교수해야 할지도 한국어 교사에게는 커다란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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