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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 : 동사와 형용사의 구분

LifeChallenger 2024. 1. 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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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글들은 세종한국어 교재에 있는 단원 순으로 한국어 교사가 고려해야 하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러한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삼는 사람들조차도 동사와 형용사의 구분은 어려운 문제이다. 예를 들어 '있다'와 '없다'는 동사인가 형용사인가에 관한 질문을 국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질문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형용사라고 답할 것이다. 이러한 예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젊다'와 '늙다'가 그러한 예의 일부이다.

 

대부분의 한국어 교재에서 초급에서 동사와 형용사의 활용어미에서 다룬다. 하지만, 한국인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동사와 형용사의 구분을 어떻게 외국인에게 가르칠 것인가는 실제로 당황스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올바른 국어 생활을 돕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내놓았다. 

 

품사를 분류하는 기준은 의미/형태/기능이다. 아래의 구분법은 형태를 이용한 것들이다. 이 중 하나라도 적용되면 동사라고 인정받는다. 

1. 명령형 어미나 청유형 어미를 이용한 구분법

명령문과 청유문을 갖는 동사와는 달리 형용사는 명령문이나 청유문을 갖지 못하는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명령형 어미인 '-아라/어라'와 청유형 어미인 '-자'를 활용하여 결합할 수 있으면 동사, 없으면 형용사라고 구분한다.

2. 현재 관형사형 전성 어미를 이용한 구분법

동사는 현재를 나타내는 '-는'의 관형사형 전성 어미를 갖지만 형용사는 '-(으)ㄴ'을 갖는다. 이를 활용하여 '-는'과 결합하면 동사, 결합할 수 없으면 형용사로 구분한다.

3. 현재시제 선어말 어미를 이용한 구분법

동사는 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인 '-는/ㄴ'과 결합한다. 하지만 형용사는 '-는/ㄴ'과 결합하지 못한다. 

4. 동작성을 나타내는 보조용언을 이용한 구분법

'-고 있다', '-(으)러 하다', '-(으)려고 하다'와 결합하는 용언은 동작상을 지녀야 한다. 따라서 동사와 결합한다. 그렇지 못하면 형용사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분법이 과연 올바른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여기 '잘생기다'가 있다. 품사에 관하여 논의하기전 '잘생기다'는 동작성을 나타내지 못하기에 당연히 형용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위의 구분법을 적용하여 보자. 

1. 잘생겨라/잘생기자

2. 잘생기는 남자

3. 그 남자는 잘생기는다.

4. 잘생기고 있다./ 잘생기러 하다 / 잘생기려고 하다

어떠한가? 1번부터 4번까지 비문으로 생각할 만큼 어색한 표현들이다. 그렇다면 구분법에 따라 '잘생기다'는 형용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일반 국어 생활에 있어서 '잘생기다'는 '잘생겼다'라고 표현하며 이는 과거 선어말어미인 '았/었'이 쓰였음에도  현재를 나타낸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선어말 어미인 '-았/었-'이 동사와 결합하였을 때 나타나는 완료상의 의미를 지녔다. 따라서, 2017년 11월에 야기된 '잘생기다'의 품사 논란에 2017년 12월 5일, '잘생기다'를 비롯하여  '낡다', '못나다', '못생기다', '잘나다'도 형용사에서 동사로 바꾼다고 판정했으며 이에 따라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동사로 표기되었다. 이 논쟁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즉, 위에서 말한 구분법이외에도 과거 선어말 어미 '-았/었-'의 완료성을 구분법으로 인정하였음을 나타낸다. 한국어에 직관이 있는 한국인조차도 어려운 이러한 품사 구분을 어떻게 외국인 학생에게 교수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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