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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 '가다'와 '오다'의 개념 차이

LifeChallenger 2024. 1. 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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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글들은 세종한국어 교재에 있는 단원 순으로 한국어 교사가 고려해야 하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러한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어 초급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동사는 이동을 나타내는 '가다'와 '오다', 하지만 매우 단순한 개념을 지니고 있는 이동 동사는 초급 학습자에서 중급 학습자에 이르기까지 빈번한 오류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런 사실은 '가다'와 '오다'가 언어권별로 서로 다른 개념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런 개념의 차이를 인지하기 위하여 비교적 친숙한 영어와 한국어의 이동 동사에 대한 개념 차이를 살펴보고 왜 외국인 학습자가 이러한 오류를 야기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동 동사의 핵심은 이동 주체와 이동 장소이다. 이를 Nakazawa(1990)의 분석에 대한 김정관(2009)의 수정을 통합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이동의 주체 : 화자

이동 장소 한국어 영어
화자 오다 come
청자 가다 come
제3의 장소 가다 go

 

문항 2 : (A씨와 통화를 하고 있어요. A씨는 사무실에 있어요) 내가 A씨의 사무실로 (가고/ 오고) 있어요. (화자->청자)

문항 3 : (나는 집에, A씨는 A씨 집에 있어요. 전화로 이야기해요) 오늘 같이 학교에 (갑시다 / 옵시다). (화자->제3자)

문항 12 : (나와 A씨는 지금 같이 있어요.) 내일 당신 대신 내가 거기(다른 곳)로 (갈게요/ 올게요)

  

2. 이동의 주체 : 청자

이동 장소 한국어 영어
화자 오다 come
청자 가다/오다 go/come
제3의 장소 가다 go

 

문항 6 : (나는 집에, A씨는 A씨 집에 있어요. 전화로 이야기해요) 지금 우리 집에 (갈 거예요? /올 거예요?) 

문항 10 : (나와 A씨는 지금 한국에 같이 있습니다. A씨는 방학에 고향에 있을 거예요. A씨가 나를 초대해요) 방학에 내 고향에 (가면/ 오면) 내가 안내해 줄게요.

문항 11 : (나와 A씨는 지금 같이 있어요.) 내일 나 대신 거기(다른 곳)로 (가세요/ 오세요) 

 

3. 이동의 주체 : 제3자

이동 장소 한국어 영어
화자 오다 come
청자 가다/오다 come
제3의 장소 가다 go

 

문항 8 : (나와 A씨는 같이 있어요. 동생은 다른 곳에 있어요.) 동생이 우리에게 (가서/ 와서) 도와 줄 거예요.

문항 9 : (나는 집에, A씨는 A씨 집에 있어요. 동생은 다른 곳에 있어요.) 아마 동생이 당신에게 (가서/ 와서) 도와 줄 거예요.

문항 13 : (나와 A씨는 지금 같이 있어요. 동생은 다른 곳에 있어요) 내일 당신 대신 동생이 거기에 (갈 거예요/ 올 거예요) 

문항 14 : (나와 A씨는 지금 학교에 있어요.) 어제 동생이 나를 만나러 (갔었는데/ 왔었는데) 못 만났어요.

 

위의 표를 분석해 보면 한국어와 영어는 두 가지 상황에서 서로 다른 개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첫째, 이동의 주체가 화자이고 청자에게 이동할 때 한국어는 '가다'를 사용하는 반면에 영어는 'come'을 사용한다. 둘째, 이동의 주체가 제3자이고 이동 장소가 청자일 때 한국어는 맥락(화자가 청자와 같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가다'와 '오다'를 사용하는 반면에 영어는 'come'으로만 사용한다. 위의 내용을 근거로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은 화자이든, 제3자이든 청자에게로의 이동은 영어에서는 'come'을 사용하는 반면에 한국어에서는 화자이면 '가다'를, 맥락에 따라 제3자에 의한 청자에게로의 이동은 '가다/오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 교사가 '가다'와 '오다'를 초급 학습자에게 가르칠 때는 이러한 차이에 주의하여 설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위에 언급한 내용은 이동 동사인 '가다'와 '오다'의 구체적 개념만을 나타내며, 추상적 개념으로의 접근은 보다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맛이/마음이/시간이/이해가 가다'는 장소로의 이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관용적 표현에 가깝다. 따라서, 위의 설명에는 이동 동사의 추상적 개념을 배제하였다.

 

참고 문헌)

1. 한국어 학습자의 중간언어 ‘가다/오다’의 인식 양상 연구 (2015, 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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