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마드

문법 : 높임 선어말 어미 '-(으)시'와 모음 축약 본문

지식창고/한국어 교사

문법 : 높임 선어말 어미 '-(으)시'와 모음 축약

LifeChallenger 2024. 1. 11. 16:15
반응형

블로그 썸네일

 

[한국어 교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글들은 세종한국어 교재에 있는 단원 순으로 한국어 교사가 고려해야 하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러한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초급 과정에서 '-아요/어요'를 공부할 때 모음 축약은 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음운현상이다. 모음 축약이란  모음들이 합쳐져 이중모음을 이루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개의 음절이 하나의 음절로 줄어드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모음 축약에서 논란의 핵심은 이것이 음운의 축약인가 교체인가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어의 단위인 음운과 음절의 개념부터 파악해야 한다. 음운이란 음소와 운소의 합성어이니, 음운의 이해를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음소와 운소의 개념 정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음소 :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음운론상의 최소 단위. 하나 이상의 음소가 모여서 음절을 이룬다
운소 : 단어의 의미를 분화하는 데 관여하는 음소 이외의 운율적 특징. 소리의 높낮이, 길이, 세기 따위가 있다.

 

위의 정의를 쉽게 설명하자면, 음소는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운소는 소리의 장단, 고저, 억양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축약이나 교체를 알기 위해서는 음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소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았으니 다음은 모음 축약의 형태를 알아보자. 모음 축약은 간음화와 이중모음화로 구분된다. 

 

간음화 : 앞뒤 음절의 모음이 서로 영향을 주어 중간음으로 되는 현상
단모음 : 소리를 내는 도중에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는 모음. 국어의 단모음은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이며, 이 중 ‘ㅚ, ㅟ’는 이중 모음으로 발음할 수도 있다
이중모음 :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를 처음과 나중이 서로 달라지게 하여 내는 모음. 구성 요소 중 하나는 단모음이고 다른 하나는 반모음이며,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 따위가 있다
반모음 : 모음과 같이 발음하지만 음절을 이루지 못하는 아주 짧은 모음.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 따위의 이중 모음에서 나는 ‘j’, ‘w’ 따위이다.

 

현행의 단모음과 이중모음의 정의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단모음의 'ㅐ, ㅔ, ㅚ, ㅟ'는 각각 'ㅏ, ㅓ, ㅗ, ㅜ'에 'ㅣ'모음이 결합한 형태이며, 이는 간음화에 속하는 모음을 단모음에 귀속시켰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ㅐ, ㅔ, ㅚ, ㅟ'는 모음 축약의 대상이면서 단모음에 해당하기에 이중모음을 모음 축약의 대상으로 삼는 여러 초급 교재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간음화를 교재에서 다루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실제 국어 생활에서 간음화된 형태보다 모음 축약이 이루어지 않은 형태가 더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이다'의 경우는 모음 축약으로 '뵈다'로 나타내야 하지만, 실상에는 '보이다'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며  '사이(새), 아이(애)'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간음화가 필수적 선택이 아닌 수의적인 선택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모음 축약을 설명함에 있어서 간음화를 다루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다루려고 하는 '안녕하세요'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안녕하세요'의 형태를 분석하면  '안녕하+(으)시+어요' 의 결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위의 모음 축약을 적용하면 'ㅣ'와 'ㅓ'의 결합 형태인 '셔'를 써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실제 국어 생활에서 '안녕하세요'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안녕하셔요'가 틀린 말은 아니다. 엄연히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다. 국립국어원은 '-세요'를 '-셔요'의 역사적으로 발생한 이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이는 곧 높임 선어말 어미 '-(으)시'와 '-아요/어요'가 결합한 형태는 '-셔요'와 '-세요'를 공존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세요. 하세요, 말씀하세요'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높임 선어말 어미가 아닌 것과의 결합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마시다'는 '-아요/어요'와 결합하여 '마셔요'로 사용되지만 높임 선어말 어미와 결합하면 '마시세요'가 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아요/어요'와 결합한 높임 선어말 어미 '-으시'의 경우와 다른 경우를 분리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함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세요'를 모음 축약으로 설명하지 않고 덩어리로 가르치며, 나머지 '-(으)시'의 경우에서는 모음 축약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왜 세종한국어에서 '-(으)세요'를 1A 6과에서 가르치고, '-(으)시'를 2B 2과에서 가르치는지를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