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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한국어 교사

어휘 : '이다'와 '있다'의 차이

LifeChallenger 2024. 1. 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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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글들은 세종한국어 교재에 있는 단원 순으로 한국어 교사가 고려해야 하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러한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어와 관련된 소셜네트워크에서 비교적 많이 언급되는 질문들 중 하나가 '이다'와 '있다'의 차이점이다. 우리에게는 매우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는 이 단어들의 차이가 왜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되었을까? 우선 두 단어의 차이에 대한 관념부터 알아보자. 

 

'-이다 '는 '무엇이 무엇이다'의 개념으로 치환인 동시에 서술의 의미를 갖는다. 이러하기에 'A=B'이라는 등위 개념이 성립한다. 이러한 등위 개념은 단순하기에 국적을 불문하고 난해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에 반하여 한국어의 '있다'는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우선 '있다'의 품사에 따른 의미 변화를 살펴보자.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펴보면)

 

1. 동사 

  1) 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곳에서 떠나거나 벗어나지 아니하고 머물다

  2) 사람이나 동물이 어떤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

  3)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다

2. 형용사

  1) 사람, 동물, 물체 따위가 실제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2) 어떤 일을 이루거나 어떤 일이 발생하는 것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3) 어떤 대상이나 사실을 강조ㆍ확인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4)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는 상태이다

  5) 어떤 물체를 소유하거나 자격이나 능력 따위를 가진 상태이다.

 

위에서 언급한 개념외에도 다수 존재하기는 하나 상기 개념을 요약해보면, '있다'에서 '존재하다'를 행위로 인식하면 동사로, 상태로 인식하면 형용사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다'와 '있다'는 서로 상충되지 않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비교의 대상이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학생들이 이에 대하여 혼동하는 이유를 그들의 언어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네이버 영영사전에 있는 be 동사와 관련된 예문을 제시하면) 

 

네이버 영영사전의 예문)

1. Today is Wednesday. /  I'm a doctor and my sister is a lawyer. / How much is it? / Three plus two is [=equals] five. 

2. My hands are cold. / How are you?

3. The book is on the table. / I think, therefore I am.

4. The concert was last night.

 

위의 예문에서 동일한 be 동사가 사용되었음에도 1번의 경우는 '-이다'로 해석되며, 2번은 형용사를 동사로 만들어 주는 접사의 기능을 하기에 동일 개념은 아니지만 부사를 동사로 만들어 주는 접사로서의 '-이다'로 해석될 수 있다. 3번은 '존재하다'의 개념인 '있다', 4번의 경우는 '-이다'와 '있다' 두 가지 모두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이다. 즉, '콘서트는 어제 밤이었다'와 '콘서트는 어제 밤에 있었다'로 해석될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4번 문장에 쓰인 be 동사는 '발생하다'는 의미임으로 한국어의 '있다'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발생하다'는 어떤 일이나 사물이 생겨남을 의미하고 '생기다'는 없던 것이 새로 있게 됨을 의미함으로 결국 '있다'의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여러 초급 교재의 영어 해석문에 있는 '-이다'의 의미와 영어의 'be'를 두 단어 간 유사한 개념으로 인해 스스로 동일시하거나 또는 한국어 교사에 의해 해당 단원을 공부할 때 '-이다'와 'be'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여 발생하는 오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외국인 학생의 '-이다'와 '있다'의 차이점에 관한 질문은 한국어 교육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한국어는 한국어 자체로 가르쳐야 하며 이해를 위한 보조수단으로만 해당 학생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 '-이다'의 교육에 있어 이해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사용되는 'be' 동사와의 치환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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