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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한국어 교사

어휘 : '공부하다'와 '배우다'의 차이

LifeChallenger 2024. 1. 1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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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글들은 세종한국어 교재에 있는 단원 순으로 한국어 교사가 고려해야 하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러한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Webster's New Thesaurus(1971)의 말을 인용해보면, 

 

이 책이 단지 동의어 사전에 불과하다면 진실로 이 책에 실을 만한 단어는 없을 것이며, 만약 문자 그대로 동의 사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저 얄팍한 책 한 권을 만들어 ‘SYNONYMS’라고 제목을 붙이고, 제1장에 ‘동의어는 존재하지 않음’이라고 적은 뒤 ‘끝’하고 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동의어는 없다는 말이 된다. 이러하기에 현재에 이르러서는 '동의어'보다 '유의어'를 사용하고 있다. 초급에서 배우는 어휘들의 대부분이 기본 동사나 형용사이기에 비교적 유의어와 관련된 어휘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배우다'와 '공부하다'는 외국 유명 커뮤니티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이 두 어휘의 차이를 영어의 'learn'과 'study'로 구분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스스로, 혼자서'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전자는 'learn'과 'study'가 한국어의 '배우다'와 '공부하다'의 의미와 상통하지는 않지만 의미 상의 차이를 말하기 위함이고, 후자는 문장 구조상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배우다'와 '공부하다'는 의미상 '모르는 것을 알아 가게 되다'는 의미상 변별성을 지니고 있지 않는 반면에 '배우다'는 정신적, 신체적인 기능에 두루 사용되지만, '공부하다'는 지식과 학문에 관련된 것에만 사용되는 결합적 변별성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의미상의 기능이 아닌 통사적 기능에서 차이가 나는 변별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다음과 같은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예문 1) 담배를 (배우다/공부하다?).

이 문장에서 '담배를 공부하다'라고 표현하면 어색한 문장이 된다. 이는 '공부하다'가 지식과 학문과 결합하기에 어색한 문장이지 그렇다고 해서 비문은 아니다. 맥락상 또는 화용론적 관점에서 보면 '공부하다'가 지식과 학문과 연결되기에 담배를 하나의 지식 또는 학문으로 여긴다는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예문 2) 담배가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아 보기 위해서 담배(의 해로움)을 (배우다/공부하다). 

이런 통사적 변별성에도 불구하고 왜 커뮤니티에서는 '스스로, 혼자서'라는 개념의 차이를 만들어 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는 정의를 살펴보면 

배우다 : 【…에서/에게서 …을】 학교에서 국어 문법을 배우다. / 할아버지께 바둑을 배우다
공부하다 : 【…을】 대학에서 국어학을 공부하다.

 

아마, 위의 정의에서 나오는 예문 ' 할아버지께 바둑을 배우다'과 같은 의미에서 '스스로, 혼자서' 배울 수 없다는 의미로 확장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행위가 비롯되는 대상이 무정물이고 목적의 대상이 학문이나 지식인 경우에는 변별성을 갖지 못한다. 위의 예문에서 학교나 대학이 포함된 문장에는 '배우다'와 '공부하다'가 서로 치환될 수 있다. 따라서, '공부하다'와 '배우다'의 차이는 통사적 기능, 즉 어떤 단어와 결합하는가에 있는 것이다.   

 

아래의 참고 문헌에는 '배우다'와 '공부하다'의 변별성 뿐만 아니라 다른 유의어의 변별성을 함께 거론하고 있기에, 유의어와 관련된 사항을 알아보고자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참고 문헌)

1. 중국인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유의어 교육 연구 -  夏雪(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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