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마드
귬리, 현지인과 대화하기 2편 (2018년 10월 29일) 본문
시내구경을 마치고 호스텔에 돌아오니 여직원 애니가 무슨 강아지마냥 졸래졸래 따라다닌다. 하긴, 이 넒은 호스텔에 숙박하는 이가 달랑 나인데 얼마나 심심할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우선 저녁부터 먹고 이야기하자고 말하니, 내가 있는 침대가 추운 곳이니 방을 바꾸어 준다고 한다.
6인실방이다 보니 통로에 배치되어 있는 다른 침대보다는 외풍이 심하지 않는 듯해서 좋았으나 문제가 전기를 꼽는 콘센트가 달랑 하나밖에 없고 더욱이 내 침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조금 있다가 애니가 훈풍기를 가지고 와서 추울 때 켜고 자라고 전원 연장케이블과 같이 들고 왔다. 생각해보니 고마운 아가씨에게 너무 귀찮게 여기지 않았나 죄책감이 들어 저녁식사시간에 내가 점심에 구매한 삼겹살을 구워서 같이 먹자고 했더니 빵과 커피 등을 가지고 왔다.
궁금한 것은 모두 물어보라고 했더니 내가 대답도 하기전에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말해준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아르메니아 가정에서 여성에 대한 처우
자신의 집에는 남자형제 2명과 장녀인 자신, 그리고 자신보다 4살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여동생은 어리고 학생이라서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고, 오빠들은 일도 하지 않으면서 가사일은 본채만채이고 늘 장녀인 자신만 부려먹는데, 올해 귬리방송에서 한국드라마를 5월부터 방송하는데 거기에서 한국남자들은 여성을 도와 가사일도 하고, 자상한 면이 많은 것 같아 그것이 너무 궁금하다는 것이 그녀의 첫 질문이었다. 내가 대답도 하기전에 그녀는 아르메니아 가정에서의 여성에 대한 처우가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녀의 경우 귬리국립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해서 졸업후 예레반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버지가 호스텔을 올해 5월에 호스텔을 오픈하는 바람에 자신의 꿈이 좌절되었다고 한다. 말그대로 학교졸업후 얌전히 있다가 시집가서 가사일에 전념하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귬리의 경우, 여성이 아무리 잘나도 시집을 가게 되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가사일에 전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사일과 육아는 모두 여성의 몫이라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반면, 남성의 경우는 졸업후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어도 가정내에는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고 단지 때를 기다려 큰 일을 하라는 식으로 격려를 한다고 한다.
혼전순결에 대한 귬리 여성의 생각은?
한참을 듣고 있다가 예레반에서 호스텔 여직원에게 했던 같은 내용의 질문을 애니에게 해보았다. 귬리는 2011년이전에는 인구가 10만도 안되었다가 최근들어 경제가 활성화되는 바람에 타 지방에 살던 사람들이 이주하는 덕분에 현재는 15만명이 되었으며 그 증가폭은 심화되고 있는데 사실, 이전에는 초등학교도 몇군데 없고, 중학교, 고등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어릴 때 친구들이 같은 학교인 경우가 많으며 서로 같은 학교가 아니라 하더라도 결국 친구의 친구라는 관계에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녀가 이런 장황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거의 모든 사람이 한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가 된다는 뜻이다.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로 유명한 귬리의 경우, 여성의 몸가짐을 결혼의 최고 덕목으로 치는데 이런 이유때문에 혼전순결이 여성에게 강제된다는 것이다. 가끔, 성대한 결혼식후 여성이 혼전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혼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신부의 집안에서는 최악의 치부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조직적 분위기 때문에 귬리의 여성은 남친을 사귀어도 혼전관계를 갖는 것을 꺼려하며 혹시라도 관계를 가진 경우는 커플의 집안 모두에게 알려져 결혼으로 바로 직행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혼전순결이 지키게 된다는 것이다. 예레반의 경우에 대해 말해주었더니, 자신도 예레반에 있는 여성과 같은 생각이지만 귬리의 경우나 지방, 특히 시골에서는 이러한 풍토는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 여러 경제지표에서 아르메니아의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는데 실상은 어떤지?
자신이 느끼기에도 귬리의 경제상황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5년전만해도 실업이 높아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수도인 예레반이나 해외로 나갔는데, 지금은 귬리 시장에 가보면 사람들이 넘쳐나고 늘 부쩍거린다고 한다. 또한, 대학교 졸업생들이 이전에는 모두 타지나 해외로 나갔는데, 지금은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약 40%는 직장을 구해서 다닌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실업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도 호스텔을 오픈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예레반이라던지, 타지역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귬리의 경제사정이 좋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했다.
귬리의 물가는 어떠할까?
여기에서 잠시 귬리의 물가를 보자면 예레반에 비해 많이 저렴하다. 과일이나 채소의 경우는 예레반보다 20%정도 저렴하며 육류 또한 그정도로 저렴한 것 같다. 여러분들의 참조를 위해서 잠시 귬리 농산물 시장에서 찍은 사진을 첨부한다.
슈까(시장)이라 불리는 건물로 들어가 보았으나 무척 작았으며 사람도 별로 없어 들어가서 왼쪽문으로 나가자 많은 사람들이 오전 10시임에도 불구하고 부쩍거리고 있었다.
슈카에서 왼쪽으로 나오면 귬리시장입구가 나온다.
주류가게, 슈퍼마켓보다 훨씬 저렴하다. 모두 1500드람(3750원) 미만
곡류가게, 쌀은 보이지 않고 콩이나 조, 옥수수가 보였다.
커다란 양배추가 100드람(250원)
우리나라처럼 곶감이 있어 사진촬영, 그외 건과류가 많이 보였다. 참고로 곶감은 1KG에 1000드람(2500원)
예레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복숭아가 보여 가격을 물어보았더니 1KG에 500드람, 저울에 달아보니 4개정도가 1KG에 해당한다.
구황작물인 감자는 1KG에 100드람, 10개정도를 구매했는데 150드람(375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마늘의 경우, 비싸서 대략 1개에 30드람정도하고 1KG에 1500드람정도 한다. 왼쪽 끝에 보이는 브로콜리는 1개에 100드람이었다.
공산품의 경우는 겉보기보다는 품질이 중요하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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