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노마드
인간의 집념이란 대단하다...(아르메니아 예레반) (2018년 11월 24일) 본문
대학교 기숙사(청소년센터)에 들어왔더니 생활에 필요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곳의 불편한 점은 주변에 상점이 없다는 것과 상점을 가려면 대략 2Km를 왕복해야한다는 것이다. 웃긴 것은 근처에 있는 노점가판대에 담배를 팔아서 담배를 사기위해선 그렇게 먼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정도? 22일부터 내린 비는 아직까지도 그치지 않고 줄기차게 오고 있다. 생활용품을 살겸 밖으로 나가려는데 옆방의 학생들이 나에게 찾아와서 간장을 찾았다고 알려준다. 파는 위치와 이름까지도 정확하게 약도까지 그려서 가지고 왔다. 이틀전 저녁에 불고기를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기억하고 겁나게 빨리 찾아내었다. 그래서 기숙사에서 8Km나 떨어진 곳까지 버스타고 가야만 했다. 자신들이 갔다오겠다는 것을 그냥 이것저것 살 것도 있고 해서 내가 다녀오겠다고 이야기하고선 밖을 나서는데 빗줄기가 거세진다.
다행히 47번 버스가 금방와서 비를 많이 맞지 않고서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현지 학생들이 알려준 이곳은 대형슈퍼마켓 체인점으로 지금 가려는 곳의 슈퍼마켓 내부에 있는 케밥(아르메니아 : 호로바츠)는 외국 여행객에게도 나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기에 나도 한달전에 가본 적이 있는 곳이어서 대충 어디서 몇번을 타고 움직이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슈퍼마켓을 돌고 있는데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배추와 무우가 보인다.
2.2Kg짜리 배추한포기에 1350드람(대략 3200원), 한국에서 이정도의 가격이라면 말그대로 금배추로 불릴만한 금액이다.
무우는 한국의 것과는 조금 아삭한 맛이 떨어지고 당도와 시원함맛이 떨어진다. 그냥 적무를 먹는 느낌이랄까? 야채주변을 돌아다니니 직원이 배추를 들고와서 50% 세일을 한다고 배추를 사가란다. 아마도 배추를 찾는 이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배추나오는 시기를 물어보니 대략 10월초부터 나와서 11월말까지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위에 있는 배추 4포기가 전부인것 같은데 문제는 기숙사라서 저 배추 4포기로 김치를 해놓아도 저장할 공간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야채과일코너를 돌아서 재빠르게 호로바츠(케밥) 판매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곳의 케밥은 평소에는 690드람(1650원)에 판매하는데 가장 큰 사이즈이며 오후 4시 30분이후로는 남아있는 물량을 없애기위해서 500드람에 판매하는데 이때가 전쟁이다. 다행이 나는 12시쯤갔기 때문에 번잡함을 피하여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여유있게 먹기 위해서 치킨과 소고기 두개를 시키고 요리가 완성될 때까지 간장과 화장지 등 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매했다. 직원들에게 예레반시티(슈퍼마켓이름)가 다른 곳에 없냐고 물어보니 기숙사에서 3키로 떨어진 곳에서도 있었다. 다만, 간장은 최근에 들여와서 이곳에서만 판매된다고 하니 기숙사의 학생들이 용하게도 찾아낸 것이었다.
별로 산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나중에 계산하다보니 8697드람(20400원)이나 나왔다. 아르메니아는 치즈가 워낙 저렴해서 거의 매일 치즈를 먹고 있다. 대략 100그람당 300드람(700원)수준.. 하지만 야채나 과일같은 경우는 대략 키로당 400드람미만 수준으로 저렴하고 그중 토마토(키로당 700드람)가 가장 비싸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 콜라 1.5리터짜리 두개(1040드람)를 구매하면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유리컵을 준다는 상술에 속아서 구매했더니 지불금액이 올라간 것 같았다. 돌아서 나오면서 우유 1리터(310드람)를 같이 구매해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왠일로 기숙사의 학생 몇명이 밖으로 나와있길래 왜 나와있나 보았더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집념이 아닐 수 없다. 이틀 전에 지나가는 소리로 간장이 어디있는지 알려주면 불고기를 해주겠다는 소리에 이틀도 안되어 정확하게 어디있는지까지 파악할 정도로 불고기가 먹고 싶었던 것 같았다. 문제는 내가 간장만 사가지고 왔지, 소고기는 사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오늘은 해줄 수가 없다. 내일 점심에 불고기해먹자는 이야기에 학생들의 눈빛이 변한다. 우선 인원을 제한해야한다는 명제가 있다. 나의 계획은 소고기 사태부위(아르메니아는 이상하게 사태부분이 다른부분보다 저렴하다. 물론 안심부분이 가장 비싸며 그 다음이 등심>우둔부위이다.)를 3.5키로(대략 1만드람) 구매후 각종 채소와 중국 당면을 집어넣어 양을 부풀리는 것으로 나를 제외한 10인분이 목표이기 때문에 방에 올라오면서 내일 먹을 사람은 10인이다라고 통보하였더니 자기들끼리 난리가 났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학생대표가 와서 자기들 모두 13명인데 3명을 제외시켰다고 알려준다. 미안한 감이 들어 그냥 3명 모두 오라고, 하지만 인원이 더 늘어나면 그만큼 양이 준다고 했더니 좋아라 하면서 자기들 방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 언양불고기가 불고기샌드위치로 편하는 순간이다. 아이들의 양을 맟추려면 할 수 없이 이 나라의 주식인 빵을 이용해야 양을 늘릴 수 있으니 할 수 없는 선택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고기를 더 사면 되지만, 내가 그렇게 호인이 아니라서 말이지.. 야채와 기타 양념 등을 감안하면 15000드람정도가 소요될 것이고, 이 정도가 내가 아이들한테 베풀수 있는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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